'일상'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8.11.09 열 두 명이 모였다.
  2. 2018.09.28 어느새 가을이 왔습니다.
  3. 2018.07.16 여름의 향기
  4. 2018.06.16 죽순
  5. 2018.05.11 완두콩
  6. 2018.04.09 봄이 왔네요~
  7. 2018.03.01 바뀌는 계절..
  8. 2018.01.31 눈내린 다음날
  9. 2017.11.17 모순스러운 장면
  10. 2017.11.01 가을 갈대





열 두 명이 모였다.

무겁고, 진지하고, 심각하다. 

진행자 한 명이 주제를 던져놓으면

다들 나즈막한 목소리로 각자의 의견을 내놓는다.


나는 말하지 않는 대신

어쩌다 한 번씩 미간을 찌푸리는 것으로

심각한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음을 표했다.

시간이 흐를만큼 흘렀는데도


무거움은 좀처럼 해제되지 않았다.

음식은 언제쯤 깔리려나.


사실 나는 전혀 심각하지 않았다. 지루했다.

바로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이

천천히 두리번거리며 말을 한다.


가수 윤복희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하마터면 피식... 웃음이 새어나올뻔 했다.

 

웃어서는 안되는 엄중한 상황이다.

딱히 웃기지도 않는데 왜 웃을뻔 했지?

이 엄중한 상황에...


그러나 '엄중'을 내세워

얇고 가벼운 웃음을 누르려 하자

웃음은 내 안에서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웃음을 짓이겨 없애버리겠다는 심정으로

고개를 숙여 이를 앙당 물었다.  

윤복희를 닮은 아저씨는 계속 말을 하고 있다. 


몸을 비틀어 자세를 바꿔보기도 하고,

허벅지를 꽉 누르기도, 꼬집기도...

갖은 동작으로 웃음에 압력을 가했지만

웃음은 어디서 터져나올지 모를


급박한 상황에 이르렀다.

급기야 머릿속에서 윤복희를 흉내내는

개그맨 김영철이 떠오르자

나는 입을 틀어막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오자마자 묘하게 내 안의 웃음은

흔적도 없이 소멸해버렸다.


이게 무슨 짓이냐..... 자책했다.

다짐하듯 헛기침을 몇 번 한 뒤

심각한 상황속으로 들어갔다.


진행자가 일어나 말을 하고 있다. 모두가 경청한다.

나는 자리를 비워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앉았다.


진행자가 말을 마치고 자리에 앉자,

윤복희를 닮은 아저씨가 나를 향해 고개를 주욱 내밀며


사근사근 속삭인다.


"혹시 속이 안좋으세요?"


나는 또 다시 입을 틀어막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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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여름 무더위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맑고 

청명한 가을 하늘이 연일 펼쳐지고 있습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황금빛 들판, 온 산을 물들이는 

단풍과 낙엽 굴리는 가을바람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과연 있을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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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향기

일상 2018.07.16 20:53

계절에도 향기가 있다면 어떤 향기가 날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겨울은 차가운 미나리를 믹서기에 갈았을 때의 

향이 날 것 같고, 여름향기는 수박과 풀의 살짝 비릿한 향이 

섞인 향 같습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눈이 오면 오는대로 냄새가 다르겠지만 

보통은 그런 향이 날 것만 같습니다.  




의성 햇마늘이 나오고,







날씨는 덥지만 정말 간만에 하늘이 투명하고 쾌청하네요~  

"그래~ 원래 하늘은 이랬어!"









복숭아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아직은 

작고, 맛이 덜 들었습니다.~~ 더더 뜨거운 날을 지내야 복숭아 맛이 듭니다.   













이 꽃 이름이 호랑이 꽃이었던가요..

호랑이 꽃에 호랑 나비~







석류는 아직 ~ 

그리고 토종 석류는 작고 끔찍하게 십니다. .;










수풀이 우거지고, 나무잎은 초록으로 더더욱 진해집니다.











이름모를 꽃도 여기저기 피었습니다. 










역시 여름엔 해바라기죠. ~














여름이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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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순

일상 2018.06.16 18:47
















아부지 말을 들으니 옛날엔 대나무가 발이나 광주리, 소쿠리, 부채 등 

여러 생활용품의 재료로 사용되어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합니다.  


대나무도 비싼 값에 팔려 대밭이 있는 집은 부자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죽순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가끔 대나무 숲 주변의 논밭에 자라나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죽순만을 

산삼처럼 채취하여 식재료로 요긴하게 사용하였는데.. 


그때 기억 때문인지 아부지는 이맘때쯤 죽순을 삶아서 보내주곤 하십니다.  


죽순은 특유의 아린 맛을 줄이기 위해선 죽순을 삶을 때 껍질을 벗기지 않고 

삶아야 합니다. 삶은 죽순을 한나절 정도 찬물에 담가 놓으면 아린 맛은 

대부분 제거됩니다.  


죽순은 차가운 상태에서 초장에 찍어 먹습니다.  

죽순의 담백한 맛과 아삭한 식감은 추억 속에 아스라한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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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

일상 2018.05.11 23:09


완두콩 하나를 집어들었다. 

진한 연두빛. 알맞은 크기. 적당한 탄력까지.. 완벽하고 탐스럽게 

잘 익은 완두콩이다. 


이건 보나마나다. 대체로 이런 완두콩은 속도 꽉차있고 알맹이도 

달짝지근하면서 고소하고 탱글탱글 식감도 최고다. 

그리고 이 농부의 물건은 단 한번도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5월 제철박스에 완두콩을 정말 신나하면서 넣었다. 

이걸 받아본 고객분들의 기뻐하는 얼굴을 상상한다... 



몇일이 지났나 집에와서 남은 완두콩을 까보니 모기 눈알 만하다. 텅 비었다. 처음이라 그럴꺼야.

두번째 것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번째것도..까다보니 전체가 다 그랬다.

그렇다. 이 완두콩은 완벽한 버그였다. 









갑자기 자괴감이 몰려왔다. "아 내 삶은 왜 이렇단 말인가!" 


문득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상품을 만나는데 까보면 속 빈 완두콩이 많았다. 


언제나 그 껍질에 속아왔다. 그들의 겉 모습에 비슷한 패턴에 

그들을 무의식 중에 믿어버렸다. 


처음부터 탐스럽게 익은 완두콩 껕질에 속지 않고, 

그 농부를 믿어도 귀찮더라도 다시 한번  

완두콩을 확인했더라면...하지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라고 

하면서 매번 후회할 일만 한다. 


완두콩 받은 고객분들은 지금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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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네요~

일상 2018.04.09 23:14



햇살이 퍼지며 불어오는 바람마저 가볍습니다. 

여적 입고 다니던 겨울 잠바를 이제는 벗어 두어도 좋을 만큼...

하다가 꽃샘추위 매섭게 맞습니다. 


그럼에도 언제나 같은 시기에 꽃은 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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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는 계절..

일상 2018.03.01 00:57


사람에게도 알맞은 때라는 게 있을 텐데 우리는 종종 그때를 놓쳐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바쁘다는 건 그때를 놓쳐버렸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핑계가 됩니다. 


"미안, 바빠서" 혹은 "미안, 바빴어"라는 말이 잦아질수록, 


사람들에게서도 나에게서도 내가 멀어지는 기분이 듭니다. 


봄은 봄다워야 하고, 여름은 여름다워야 하고, 

가을은 가을다워야 하고,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고, 


나는 나다워야 하는데... 뭐 그리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지..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모르고, 나다운 게 무엇인지도 잊은 채, 그렇게 나를 잃어가며 

살고 있는 것 처럼.. 나도 모르게 바뀌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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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내린 다음날

일상 2018.01.31 21:23


지역에 폭설이 내린 다음날 입니다. 

이 곳은 눈이 많이 오지만 다음날 따뜻해서 전부 녹아버리죠. 


눈이 오는날은 어딜 가든 절경입니다. 

햇빛에 비친 눈은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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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스러운 장면

일상 2017.11.17 23:46


오늘 지역에서 식품 관련 일을 하는 몇몇분들과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업계 소식도 듣고, 서로 정보도 나눕니다. 


저는 그 사이에서 언제나 인디밴드의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입니다. 

온라인이라는 분야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운영 방식도 다릅니다. 


다만, 좋은 분들이라 만남이 나쁘지 않습니다. 








그 중 한분이 HRM 제품 (가정간편식,즉석조리식품)을 유통하시는 분이 

있는데 몇번 샘플로 먹어보면 재료 질이 너무 떨어져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근데, 점심때 식당을 찾으면서 본인은 맛 없는 식당은 도저히 용납이 

안된다는 말을 합니다. 싸구려 재료로 만든 제품을 고객들한테 팔면서 

본인 입으로 들어가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에.. 참 이상하다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나 본 많은 식품 업계는 대기업이든 소기업이든 본인들은 

식당에 앉아 좋은 서비스 좋은 맛 그리고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원하지만...


정작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건 단가 낮은 싸구려 재료와 성의 없이 포장한 

그저그런 것들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본인들은 절대 먹지 않는 제품만 

신기하게 잘도 만들어냅니다. 모든걸 시장으로 보고, 마케팅이 중요하며 

숫자로 판단한 결과입니다. 


너무도 '모순스러운 장면'입니다. 



식사를 하면서 그 HRM 제품을 유통하는 분은 앞으로 이쪽 시장이 커질거라고 

합니다. 투자할거라고 합니다. 돈이 될거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 비즈니스에 가타부타 말은 안했지만.. 뭔가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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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갈대

일상 2017.11.01 00:27





바람이 불어도 갈대가 의외로 꼿꼿하게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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