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물건을 만드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물건을 만들 땐 일이 별로 힘들지 않고 즐겁습니다. 


반대로 마지못해.. 어쩔 수 없이..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물건을 만들때가 있습니다. 싫어하는 사람을 위해 물건을 만들때는 몸이나 정신적으로나 두배는 힘이 더 드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물건을 만들다보면 이상하게 꼭 끝이 좋지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문제가 발생하거나 불행한 사태가 벌어집니다. 


실버스푼의 시작은 별다른 뜻도 없이.. 우리 애들 좀 제대로 된 거 먹여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몇 년동안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저희가 만드는 물건의 가치를 공유해주시는 4천 분이 넘는 고객 분들이 생기셨고.. 많은 분들이 전화,게시판, 메일 등으로 응원해주시고 애정을 표현해주시니 자연스레 좋아하는 마음이 스믈스믈 생기게 되고.. 그러다보니 물건 하나하나 허투루 만들지 않고 정성들여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물건 만드는 일이 즐겁고 아주 행복한 일이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만들어 내놓는다는 것.. 그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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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지를 취급하다보니 자연스레 독일 음식이라면 남들보다 한번은 더 돌아보게 됩니다. 

얼마전 우연히 독일식 족발인 '슈바이네 학센'을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광화문 근처 식당에서 였는데 지인의 소개로 이 족발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접하는 요리가 그렇지만 알 수 없는 독일식 이름에 조금 낯설고, 거부감도 들고, 뭘까 하는 호기심도 생기고 먹기전부터 여러가지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일단 독일식이든 한국식이든 족발이라고 하면..예전 돼지 유통을 했을때 도축장에서 유통되는 족발의 모습이 떠올라 쫌 깨림직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와서 맛을 보니 이건 완전히 신세계네요. 



미리 예약을 했기 때문에 자리에 앉고서 몇 분후 주문한 슈바이네 학센이 나왔습니다. 먼저 예상했던 우리가 먹는 그런 족발의 모양은 아닙니다. 오븐에 구웠는지 겉 껍질은 바삭바삭하고 껍질과 살코기 사이 비계는 쫀득쫀득합니다. 그리고 살코기는 돼지고기 가브리살 부위와 소고기의 토시살 닭고기 넓적다리 살을 적절하게 섞어놓은 듯한 식감과 육질입니다.

별다른 소스 없이 머스타드 소스에 찍어먹는데 지금까지 맛 보았던 그 어떤 돼지고기 요리보다 가장 훌륭합니다. 새삼 느끼는거지만 맛 이라는걸 사진이나 글로써 표현해내기가 참 힘드네요. 




저는 먹는걸 좋아하고 먹는걸 삶의 가장 큰 가치로 두고 살아갑니다. 맛있는 걸 먹을땐 행복하고, 아내나 아이들이 제가 선택하고 만든 먹거리를 먹는 모습을 볼 때 가장 기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이 슈바이네 학센 요리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몇번의 시간과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7월 중순까지 만들어서 실버스푼에서 함께 공유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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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상품은 넘쳐납니다. 대량 생산과 대량 유통 그리고 대량 소비로 이뤄진 이 구조는 당연한 것이 되어왔습니다. 상품 하나 하나 정성스럽고 성의 있게 만들기 보단 싸게 빨리 많이 만드는 걸  선택했고, 별로 필요하지도 않는 물건을 그럴듯한 마케팅을 통해 하나라도 더 팔아치우는게 답이었습니다. 

이게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특히 온라인 인터넷에서 파는 상품을 불신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보고 있으면 뭔가 많고, 풍요로운거 같은데.. 믿음이나 신뢰 따위가 없는 그저그런 상품들을 마주칠 때 느끼는 그로데스크한 기분은 참 뭔가 공허하고 슬프게 만듭니다. 


오늘 두번째로 실버스푼 푸드 박스를 포장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던군요. "이걸 왜 하지?" 

처음 이걸 시작할 땐 솔직한 마음으로 요즘 이런 먹거리 꾸러미가 유행이라고 하니 그간 보여드렸으면 하는 먹거리들을 모아 선보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1차 푸드박스를 하고 고객님들께서 상품에 대해 하나하나 평가를 해주시고 후기를 남겨주시는 걸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 기준이 다르겠지만 그리고 장사 하면서 "남는게 없다는 말" 에이 그게 정말일까? 하실 수 있겠지만 푸드박스에 들어가는 준비비용과 거의 비슷하게 판매가가 정해집니다. 판매수량이 많은것도 아니고 손은 엄청 많이 필요로하는 푸드박스, 그걸 우리가 해야하나?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그런거 같습니다. 새벽부터 장성에 가서 갓 쪄내 김이 모락나는 두부를 가져오고, 유정란을 가져와 하나라도 깨질까 싶어 하나하나 꼼꼼히 포장해서... 꼬박 하루 온종일 택배를 싸서 우체국 트럭에 실려 보낼 때.. 그 꽉찬 보람 기쁨 같은 건 사실 돈 몇푼 남고 안남고는 이미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저 박스에 들어 있는 상품 하나하나 많은 사람들이 정성스럽고 성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걸 받아보신 분들 역시 그 마음을 알아주실거라는 그 기대가 아마 그런 기분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시중에 널려 있는 아무런 상품을 떼다가 이것저것 구색을 갖췄다면 .. 절대로 이런 기분 못 느꼈을 겁니다.  

불신의 시대 불신의 인터넷에서 적어도 어느 한 곳 쯤은 "거기 괜찮더라" 라는 말 한마디 .. 그 한마디 듣는 곳이 저희 실버스푼이 된다면 가장 보람된 것이고, 사실 더 바랄것이 없습니다.    



ps.

1. 앞으로 박스의 양을 늘리기 보단 상품을 좀 더 다양하게 늘려 볼 계획입니다. 특히, 제철에 나는 수산물과 과일, 야채 같은것도 해볼 계획입니다. 

2. 물론, 받아보시고 호불호가 갈리는 상품이 있을 겁니다. 그런땐 주저하지 마시고, 언제든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다음 상품군을 정할 때 큰 도움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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