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래미 이유식을 만들때였는데 어디든 브로콜리가 꼭 들어가더군요. 그전까지 브로콜리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류는 아니었죠.  딱히 구할때가 없으니 마트에서 자주 사다가 해줬는데 .. 

우연히 전남 무안에서 고구마 양배추 등 농사를 짓는 형님이 지나가는 말로 그러더군요. "브로콜리 그거 농약 엄청친다. 브로콜리 먹는 부분이 꽃인데 꽃이 연하고 달콤해 벌레들이 무지하게 꼬이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으면 도저히 키울수가 없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브로콜리의 그 부분이 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대부분 하우스에서 키우기 때문에 벌레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고, 그래서 농약을 대량 살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작년 늦가을에 직접 모종을 사다가 시골 부모님께 부탁하여 브로콜리를 노지에서 한번 키워달라고 했습니다. 조금 심었는데 다행히 추위를 견디고 2월달에 수확 할 수 있었습니다. 



올 봄 다시 모종을 받아 심었습니다. 이때가 4월 중순입니다.  




고향이 산수유 꽃 피는 구례군 산동이라는 곳 입니다. 지리산 자락 깊숙한 곳에 있다보니 브로콜리가 환경으로부터 오염되고 벌레들의 공격보다, 멧돼지나 고라니 같은 산짐승들이 내려와서 브로콜리 농사를 망치지 않을까 부모님이 노심초사 하시더군요. 


 





오늘 가서 찍어 온 사진입니다. 
다행히 멧돼지의 공격은 없었고, 하나 알알이 튼튼하게 쑥쑥 잘 컸네요. 




노지에서 키운 브로콜리는 색깔이나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햇빛을 받아 꽃 표면이 거무튀튀합니다. 오디에 포함된 무슨 무슨 성분이라고 하는데 아무튼 그 성분 때문에 색이 거무튀튀하게 나온다고 하더군요. 





나비 벌레들이 연한 부위의 잎을 갉아 먹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브로콜리 밭에 흰나비가 그득합니다.  

얼마전 SBS 뉴스에서 "브로콜리 잎에도 영양소 풍부해"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210213




저희 딸래미도 브로콜리 수확 작업에 투입되었습니다. 자기 입으로 들어가는 걸 직접 수확해 보는것도 아이에겐 좋은 경험인듯 싶네요. ㅎㅎ

 




이건 브로콜리 밭에 갔다가 따온 자연산 오디입니다. 
딸래미랑 30분 가량 땄는데 제법 땄네요. 아직 익지 않은것도 있고, 하지만 맛은 굉장히 달콤하고 풍부합니다. 








자연산 오디를 너무 맛있어 하네요.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난다고 해도 계속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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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관련 일을 하다보니 인터넷에서 식품을 많이 사보는 편입니다. 누구누구 소개로 찾아가서 맛보기도 합니다.   한번은 만두에 꼿혀서 전국에 이름 난 만두란 만두는 모두 시켜서 맛을 본 적이 있습니다. 택배가 안되는 곳은 직접 운전을 해서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 그런데 아쉽게도 그 많은 만두가게 중 단 한곳도 '바로 이 맛이다!!' 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포기 했습니다. 

이렇듯 무수히 많은 먹거리를 접하게 되는데 그 중 마음놓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고 하는 식품을 1년에 하나 만나기도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이 빵은 아는 지인을 통해 4년 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는데요. 이 빵을 먹고 나서 드는 생각이 기꺼이 가족이나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빵을 만드는 사장님은 10년 전 서른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일본에 빵을 배우러 갔다가 무작정 일본 빵 가게에서 10년동안 일 했다고 합니다. 4년전 한국으로 돌아와 일산에 작은 빵가게를 내었는데 사방이 프랜차이즈로 둘러쌓인 동네에 작은 빵집이고 워낙 외진 동네라  거의 3년동안 한달에 70만원이 채 안되는 돈으로 3인 가족이 생활을 할 정도로 어렵게 꾸려오다가 작년 여름 우연히 한 여성 커뮤니티에 이 빵가게가 소개가 되면서 갑자기 주문이 폭주하게 되었고, 동네 빵집임에도 불구하고 90%의 고객이 외지에서 소문을 듣고 온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작은 가게에 빵이 나오길 기다리는 대기 고객이 늘 열명 정도씩 있을 정도로 현재는 빵이 나오는 즉시 서로 가져가려는 빵이 되었습니다. 엊그제는 빵을 사려고 약 200미터 정도 줄을 섰다고 합니다. 


결과로만 보면 해피엔딩이지만..몇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번째 사장님의 건강입니다. 보통은 빵반죽을 전날 만들어서 냉동을 해놓거나 이스트나 첨가물을 써서 발효시간을 단축시키는데 이 사장님은 일본에서 배운데로 아침 7~8시에 빵을 내놓기 위해 새벽 2시에 나와서 5~6시간 동안 발효과정을 지켜서 빵을 만듭니다. 

잠을 제대로 못자니 몸이 축나고 살도 10kg 이상 빠져버렸습니다. 4년전에 처음 뵙을 때는 나름 건장하셨는데 지금은 몰골이 송연해졌습니다. 

두번째는 사람을 뽑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바쁘고 손님이 많으면 사람을 뽑아서 생산량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근데 새로운 사람을 뽑으면 하나하나 가르쳐야 하는데 그렇게 가르칠 시간이 없고, 경력이 있는 사람을 뽑으면 자기가 해오던데로 했던 방식이 있기 때문에 잘 고쳐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빵 맛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하네요. 

세번째는 그나마 가장 좋다고 하는 재료를 고집하기 때문에 남는게 별로 없습니다. 양계장에서 깨진 계란을 파란이라고 부르는데 빵집에서 주로 소비를 합니다. 이런 계란을 차마 쓸 수가 없어 농협에서 그나마 가장 괜찮은 계란을 직접 사다가 씁니다. 그 외 밀가루나 우유도 가장 등급이 좋은 걸 사용합니다. 

네번째는 새로운 빵을 만들고자하는 갈망이 엄청나게 큽니다. 일본에서 10년을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엄청난 차별과 멸시를 받아가면서 다양한 빵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족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팔리는 빵만 만들어야 하고 또 고객들 역시 찾는 빵만 찾기 때문에 새로운 빵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현재 만들고 있는 빵의 종류는 일본에서 배웠던 빵의 10분의 1도 안된다고 합니다. 

다섯번째는 아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없습니다. 새벽 2시부터 나와 저녁 6~7시에 들어가는 생활이 계속되면서 하나 밖에 없는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이유가 더 있지만 크게는 다섯가지 정도입니다. 



속이 꽉 찬 크림치즈빵 입니다. 치즈가 꽉차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이 빵의 진가는 겉 표면입니다. 


아키 소보루빵입니다. 소보루빵 하나만 보더라도 예술의 경지입니다. 



아키 케잌입니다. 정말 상상을 불허하는 식감과 맛입니다. 아쉽게도 예약조차 할 수 없다고 하네요. 


오후 2~3시면 준비했던 빵이 전부 나가버리기 때문에 일찍 문을 닫습니다. 


아키빵 사장님의 꿈은 빵을 파는게 아니라 빵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더 많은 시간을 갖고, 건강을 되찾고, 더 많은 종류의 빵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건 가게를 접고 온라인 판매로 예약을 받아 정해진 수량만큼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버스푼에서 만들고 브랜딩한 하늘과 계란(eggsky.co.kr)의 유정란과, 유레카 목장 (eurekacheese.com)의 방목 우유와 치즈, 버터 등을 재료로 사용한다면 지금보다 더 훌륭한 빵이 탄생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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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먹는거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건 먹거리를 만드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목도한 순간부터 입니다. 옛말인지 요즘 말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말이 있죠. "눈으로 보면 아무것도 못 먹는다" 제가 현장을 보면서 정말 이 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더군요.

그나마 환경이 좋다는 공장식 양계장에 들렸을 때 너무도 처참한 사육 환경을 보고... 세상에 계란 하나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세상이구나...개탄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현장을 본 후 계란에 선뜻 손이 잘 안가게 되더군요. 저야 이미 어른이 되었으니 먹어도 좀 깨림직 하겠지만.. 한창 계란을 먹고 자랄 아이들은 무슨 죄인가 싶더군요.

첫째 딸이 태어나고.. 계란을 먹이지 않으려고 했으나 여기저기 들어가니 어쩔 수 없이 계란이 필요하더군요. 그렇다고 현장에서 수 없이 봐왔던 눈속임과 말 장난에 불과한 유기농, 친환경, 따위의 인증 마크나 달고 나온 계란을 사 먹일 수는 없는 노릇이였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었죠.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생산한 계란을 직접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4년 전 지역에서 정말 양심적으로 닭을 키운다는 분이 있다는 소개를 받고, 산 넘고 물건너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인터넷도 들어오지 않고, 전화도 잘 터지지 않는 그런 깊은 산골이었습니다.

닭을 키우는 환경도 일반 양계장하고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쾌적하고 넓었습니다. 후에 알게된 내용이지만 이 곳 농장에서 닭을 4천마리를 키우는데 이 정도 면적이면 보통 양계장에선 8만마리를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좋은 환경 좋은 사료 정상적인 사육기간을 제대로 지켜서 계란을 생산하니 계란 단가가 너무 높아 도매업자들은 쳐다도 안보니 판로가 거의 없었고, 근처 한 종교단체의 도움으로 겨우 겨우 농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제가 이 농장을 직접 찾아간 이유는 사육 환경도 환경이지만.. 이 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가 어떤 사람인가 알고자 갔던 이유가 가장 큽니다. 제가 현장을 다니면서 가장 먼저 보는 건 환경이니, 규모니, 인증이니, 어디에 납품을 하니..등의 이런 것들이 아닙니다. 백날 이런거 있어봐야 한번 장난치기 시작하면 다 필요 없습니다. 이런 허울만 믿다가 뒤통수도 많이 얻어맞았습니다.  단적인 예로 대기업에서 그 많은 인재들이 그 많은 돈을 투자해 그 많은 인증과 설비를 갖춘 그런곳에서 조차 식품에 담배꽁초가 섞여 나오고, 쥐새끼 머리가 함께 튀겨져 나오곤 합니다. 결국 이런 안전장치는 서류상 필요한 것들 뿐이지 어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나 신경씀 같은 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먹거리를 고를때 가장 중요한 건 먹거리를 만드는 사람이 어떤 양심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를 판단하는 일 입니다. 사실 이 일을 해오면서 사람을 판단하는 일보다 중요한 건 별로 없다는 생각입니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먹거리를 독으로 만들 수 있고, 약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꾸준히 지켜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처음 찾아간 후로부터 1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70km가 넘는 산골을 거의 한주도 빼놓지 않고 찾아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후..

 저는 이 닭과 계란을 키우는 사람에 대해 확신을 했고, 그렇게 '하늘과 계란' 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http://eggsky.co.kr/

 

'하늘과 계란'을 만들고 가장 좋았던 건... 아이들한테 거리낌 없이 계란을 먹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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