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방송된 미라클 푸드에 연어에 관해 좋은 정보가 있어 소개해봅니다. 
방송이라 연출하고자 하는데로 구성이 되었겠지만 
세계 10대 식품 중 연어는 항상 상위를 차지하는 식품이라 
꾸준히 드신다면 건강에 좋을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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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인가 동네 근처에 초밥집이 문을 열었습니다. 

초밥집이 의례히 그렇듯 공간이 매우 작고 좁습니다. 

탁자도 네명이 겨우 앉을 수 있을 정도였고 그래서 대부분 포장을 해갑니다.  


주인장의 인상은 성실해 보였고 실제로 말을 나누다보니 음식를 대하는 

자세나 생각이 매우 올바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사과와 양파를 얇게 채썰어 올린 연어

초밥이었습니다. 맛이 굉장히 신선하고 입에 넣을때 사르륵 녹는 기분을 

느낍니다. 


그렇게 단골이 되었는데 이게 저만 그렇게 생각한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1년이 지나니 사람들이 식사때면 줄을 서서 기다리기 시작했고, 2년이 지나니 

옆가게를 터서 확장이 되었습니다. 3년 째는 지역에서 가장 맛있는 초밥집이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잘되고 있습니다. 


오픈 초기부터 봐왔던 이 작은 초밥집이 이렇게 잘된 이유는 초밥에 올라간 생선들이 

굉장히 신선하다는 것이고, 이 신선함이 하루도 안빠지고 지켜진다는데 있었습니다. 


저는 궁금했습니다. 꽤 비싸다는 레스토랑이나 유명 뷔폐를 가도 그저그런 연어 

(푸석푸석 말라 보여서 젓가락이 잘 안가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가 나오는데 

여기는 어떻게 이렇게 신선하고 맛이 다를 수가 있을까? 하고요. 


그렇게 연어에 꽂혀 1년 정도를 알아보던 중 가장 양질의 연어는 주로 북유럽에서 

키우고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소비가 가장 많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외국 친구들의 도움으로 북유럽 지역에 있는 몇몇 연어 공급 업체와 연이 닿았고 

몇번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항공 직배송으로 직접 연어도 받아봤습니다. 


제가 그쪽 업체로부터 받았던 연어는 바로 2일 전까지 북유럽의 차가운 바다에서 

헤엄치던 연어였고 항공으로 날아와 세관까지 통관하는데 단 이틀이 걸렸습니다. 

집에서도 다양하게 해먹는데 정말 제대로 된 신선한 연어가 왜 많은 사람들한테 

인기가 좋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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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지를 취급하다보니 자연스레 독일 음식이라면 남들보다 한번은 더 돌아보게 됩니다. 

얼마전 우연히 독일식 족발인 '슈바이네 학센'을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광화문 근처 식당에서 였는데 지인의 소개로 이 족발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접하는 요리가 그렇지만 알 수 없는 독일식 이름에 조금 낯설고, 거부감도 들고, 뭘까 하는 호기심도 생기고 먹기전부터 여러가지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일단 독일식이든 한국식이든 족발이라고 하면..예전 돼지 유통을 했을때 도축장에서 유통되는 족발의 모습이 떠올라 쫌 깨림직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와서 맛을 보니 이건 완전히 신세계네요. 



미리 예약을 했기 때문에 자리에 앉고서 몇 분후 주문한 슈바이네 학센이 나왔습니다. 먼저 예상했던 우리가 먹는 그런 족발의 모양은 아닙니다. 오븐에 구웠는지 겉 껍질은 바삭바삭하고 껍질과 살코기 사이 비계는 쫀득쫀득합니다. 그리고 살코기는 돼지고기 가브리살 부위와 소고기의 토시살 닭고기 넓적다리 살을 적절하게 섞어놓은 듯한 식감과 육질입니다.

별다른 소스 없이 머스타드 소스에 찍어먹는데 지금까지 맛 보았던 그 어떤 돼지고기 요리보다 가장 훌륭합니다. 새삼 느끼는거지만 맛 이라는걸 사진이나 글로써 표현해내기가 참 힘드네요. 




저는 먹는걸 좋아하고 먹는걸 삶의 가장 큰 가치로 두고 살아갑니다. 맛있는 걸 먹을땐 행복하고, 아내나 아이들이 제가 선택하고 만든 먹거리를 먹는 모습을 볼 때 가장 기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이 슈바이네 학센 요리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몇번의 시간과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7월 중순까지 만들어서 실버스푼에서 함께 공유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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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상품은 넘쳐납니다. 대량 생산과 대량 유통 그리고 대량 소비로 이뤄진 이 구조는 당연한 것이 되어왔습니다. 상품 하나 하나 정성스럽고 성의 있게 만들기 보단 싸게 빨리 많이 만드는 걸  선택했고, 별로 필요하지도 않는 물건을 그럴듯한 마케팅을 통해 하나라도 더 팔아치우는게 답이었습니다. 

이게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특히 온라인 인터넷에서 파는 상품을 불신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보고 있으면 뭔가 많고, 풍요로운거 같은데.. 믿음이나 신뢰 따위가 없는 그저그런 상품들을 마주칠 때 느끼는 그로데스크한 기분은 참 뭔가 공허하고 슬프게 만듭니다. 


오늘 두번째로 실버스푼 푸드 박스를 포장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던군요. "이걸 왜 하지?" 

처음 이걸 시작할 땐 솔직한 마음으로 요즘 이런 먹거리 꾸러미가 유행이라고 하니 그간 보여드렸으면 하는 먹거리들을 모아 선보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1차 푸드박스를 하고 고객님들께서 상품에 대해 하나하나 평가를 해주시고 후기를 남겨주시는 걸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 기준이 다르겠지만 그리고 장사 하면서 "남는게 없다는 말" 에이 그게 정말일까? 하실 수 있겠지만 푸드박스에 들어가는 준비비용과 거의 비슷하게 판매가가 정해집니다. 판매수량이 많은것도 아니고 손은 엄청 많이 필요로하는 푸드박스, 그걸 우리가 해야하나?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냥 그런거 같습니다. 새벽부터 장성에 가서 갓 쪄내 김이 모락나는 두부를 가져오고, 유정란을 가져와 하나라도 깨질까 싶어 하나하나 꼼꼼히 포장해서... 꼬박 하루 온종일 택배를 싸서 우체국 트럭에 실려 보낼 때.. 그 꽉찬 보람 기쁨 같은 건 사실 돈 몇푼 남고 안남고는 이미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저 박스에 들어 있는 상품 하나하나 많은 사람들이 정성스럽고 성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걸 받아보신 분들 역시 그 마음을 알아주실거라는 그 기대가 아마 그런 기분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시중에 널려 있는 아무런 상품을 떼다가 이것저것 구색을 갖췄다면 .. 절대로 이런 기분 못 느꼈을 겁니다.  

불신의 시대 불신의 인터넷에서 적어도 어느 한 곳 쯤은 "거기 괜찮더라" 라는 말 한마디 .. 그 한마디 듣는 곳이 저희 실버스푼이 된다면 가장 보람된 것이고, 사실 더 바랄것이 없습니다.    



ps.

1. 앞으로 박스의 양을 늘리기 보단 상품을 좀 더 다양하게 늘려 볼 계획입니다. 특히, 제철에 나는 수산물과 과일, 야채 같은것도 해볼 계획입니다. 

2. 물론, 받아보시고 호불호가 갈리는 상품이 있을 겁니다. 그런땐 주저하지 마시고, 언제든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다음 상품군을 정할 때 큰 도움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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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농협은 농민들에게 상당히 유익한 존재입니다.  

농민들을 위한 대출이나 보험 그 외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죠. 그동안 농협은 농촌에서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가 되어왔습니다. 농촌에서 매우 중요한 조직이긴 하지만 농협의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는 농산물 유통에 있어서는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농민들 스스로 고객을 만들 필요가 없도록 만들어 왔다는 것입니다. 

농산물의 크기와 모양 등 일정한 규격에 맞춰 생산을 한다면 농협에선 그것을 현금으로 교환해줍니다. 농민들은 농협에 예금 계좌를 가지고 있고, 매출의 입금이나 출금 그리고 비료나 농약 대금 같은 구매 역시 농협에서 모두 처리 해주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은 농협에 의존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농민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하는 최종 소비자들의 숫자나 그들의 생각, 평가 등을 전혀 의식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농민들에게 농협이라는 곳은 농산물을 가져다 주고 현금으로 교환하는 장소 그 이상의 의미는 사실 없습니다. 대량 유통이 가능한 농협은 도시 주민들의 식생활의 굉장히 중요한 인프라가 되어왔고, 식품 분야에서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스템을 설계하고 지원하고 있으며 바로 이런 농협 덕분에 농민들은 '먹기 위한 농산물'이 아닌 '팔기 위한 농산물'만 열심히 만들면 되는 구조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소비자는 싸고 좋아 보이는 농산물을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팔기 위한 농산물은 현금으로 교환을 목적으로 생산을 하기 때문에 대기업 계열사 중 한 곳에서 개발한 F1종류의 농약이나 비료를 듬뿍 사용하지 않으면 농협에서 원하는 모양이나 크기의.. 규격화 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고, 대량 생산 역시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오직 먹는 것이 아닌 현금으로 교환하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만약 우리 가족이 먹는 먹거리라고 한다면 절대 이렇게 생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엔 농약이나 비료를 최소화해 가족이나 친지들만 먹을 수 있는 유기농이나 친화경 농사를 따로 짓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미국의 경우 인근 농가와 계약을 맺어 먹거리를 받는 C.S.A 라는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고 있기도 하죠. 


 공동체가 지원하는 농업이란 뜻의 C.S.A 프로그램


농민들도 '팔기 위한 농사'와 '먹기 위한 농사'를 따로 짓고 있으며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가득 사용한 농산물은 그저 농협이나 공판장 팔기 위해 이쁘게 생산 할 뿐입니다. 

한 종묘 연구소 대표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재래 수박은 본래 크기도 크고 당도나 수분도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호박처럼 줄무늬가 없다고 합니다. 지금의 무등산 수박 정도? 하지만 수박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장거리 운송에는 적합하지 않아서.. 즉,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스템에 큰 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재래 수박은 모두 사라지고 현재의 줄무늬가 선명하고 껍질이 단단한 개량된 수박이 수박이라고 불리우게 되었으며... 이렇게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스템의 방향에 따라 농산물 역시 변화해 올 수 밖에 없었다고 하더군요.   

 




농산물 뿐만 아니라 사실 우리가 소비하는 대부분의 먹거리는 '팔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팔리지 않으면 만들 이유가 없죠. 하지만 문제는 팔기 위해 만들기 때문에 어떻게든 가격을 낮춰야 하고, 결과적으로 재료의 양은 많아지고 질은 떨어집니다. 대신 마케팅은 화려해지고, 포장은 현란해집니다.   

그러나 오히려 긍정적인 분위기도 있습니다. 팔기 위해 엄청나게 늘려놓은 생산량으로 인해 먹거리가 넘쳐나는 이런 상황에 도리어'먹기 위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과 그 걸 만들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긴다는 겁니다. 멀지 않은 시점에 이런 먹거리 유통의 형태가 주류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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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에 대해서 한번 알아볼까 합니다. MSG, 화학조미료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많이먹으면 안되겠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듭니다. 

식품을 다루는 입장에서 좀 더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를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생산된 아지노모토사의 아지노모토. 우리나라 미원하고 똑같음



과연 msg가 뭘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TV광고나 우리가 먹는 식품의 문구들을 보다보면 흔히들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조미료만 사용합니다." 

때문에 항상 화학조미료 MSG는 "몸에 좋지 않은 것, 나쁜 물질, 우리 몸에 하등 좋지 않은 것"이라고 흔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MSG의 풀네임은 글루탐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으로,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인 글루탐산과 완전히 동일한 물질입니다. 즉,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중 하나이며, 단백질에서 가장 많은 성분입니다. 고기가 맛있는게 다 글루탐산때문이죠. 

보통 다시마에 많이 함유되었다고들 알고 있는데 다시마 뿐 아니라 고기, 생선 등의 단백질, 양파와 토마토에도 전부 들어있습니다.  

간장 역시 대부분의 주성분이 바로 이 아미노산입니다. 즉, 간장은 천연 MSG 조미료라는거죠. 좀 더 놀라운 이야기는? 이 성분은 모유에도 들어있고, 우리 몸에서도 매일매일 40g씩 만들어내고 있다는 겁니다. 40g이면 짜디 짠 라면국물 열바가지를 마셔야되는 양입니다.  


  




▲ 이 그림을 보사면 쫌더 충격적입니다. msg가 사실은 우리 몸의 중요한 영양소라니!!




msg는 어떻게 만들까?

그럼 이제 msg가 뭔지 대략 아시겠죠. msg의 정체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고, 단백질에 흔히 들어있는 성분이라는 것. 그럼 이 msg는 어떻게 만들까요? 화학조미료라는 이름 때문에 화학 실험실에서 유리관 같은거  깔아놓고 만들거같은데, 사실은 사탕수수를 발효시켜 만듭니다. 


msg 제조공정


위 그림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먼저 사탕수수의 설탕을 발효시켜 이때 글루탐산을 만들어내는 효소를 이용합니다. 이렇게 얻어진 글루탐산을 나트륨으로 결정화시킨 후 건조시켜 만들게 됩니다. 

그림을 잘 보시면 화학공정 같은건 전혀 없습니다.  

사실은 화학조미료가 아니라 발효조미료입니다. 만드는 과정은 간장이랑 똑같습니다. 왜 화학조미료라는 이름이 붙었냐면, 한창 화학산업이 부흥하던 시절 화학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세련되고 첨단적인 이미지를 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화학조미료라고 하면 뭔가 있어보이니까 그렇게 마케팅했다고 합니다. 그게 여지껏 굳어온 거고...



그렇다면 왜 MSG가 유해하다는 인식이 퍼진걸까?

그 발단은 미국입니다. 생전 처음 중국음식을 먹어본 '호만 콕'이라는 미국 의사가 몸에 나쁘다고 어설픈 추측을 하게됩니다. 중국음식만 먹고 나면 몸이 피곤하거나 목 뒤 근육이 뻐근하고 심지어 몸에 마비 증상까지 올수 있다고 여기저기 소문을 내고 다닙니다. 결국 1960년대에 차이니즈 레스토랑 신드롬(Chinese Restaurant Syndrome)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msg가 그 범인으로 지목됩니다. 유해론자들이 주장하는 유해성은 중국음식증후군뿐만 아니라 뇌손상, 발암, 알러지(비염,천식)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위해성 논란은 30~40년 전에 이미 모두 엉터리 실험이라고 판정난 겁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 30~40년전 엉터리 실험 자료를 소위 건강 전도사들은 사실인양, 최신 내용, 숨겨진 비밀인양 애용하여 인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화학조미료라는 단어의 거부감,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웰빙열풍, 싼 가격에 대한 불신감등이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msg는 천하의 역적취급을 받고있습니다. 


msg 유해성 실험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너무 길어서 링크로 남깁니다. 

화학조미료(MSG)의 유해성에 관한 실험


 

그렇다면 정말 msg는 안전할까?

미국에서 중국음식점증후군이 생긴 직후 msg의 유해성 논란은 엄청나게 불 붙었고, 급기야  미국 FDA는 MSG의 하루 섭취량을 제한하게되고, 신생아용 음식에 첨가를 금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이후의 연구에서 전혀 관련성이 없음이 하나 둘 증명되었고, FDA는 "현재 조미료로 사용하고 있는 수준에서 인체에 해를 준다는 증거나 이유는 없다" 라며 제한을 모두 해제하고 오히려 MSG의 무해성을 보증하고있습니다.  

2010년 대한민국 식약청에서도 평생 먹어도 무해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소금은 하루 섭취 제한량이 있는거와 비교하면 엄청 안전한것 임.)사실 무해하다고 발표한게 대단한게 뭐냐면,  아무리 트집을 잡아봐도 인체에 해를 준다는 티끌만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는겁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소금의 경우 하루에 5g 이하 섭취할 것을 권장하지만 msg는 무제한 섭취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msg는 나트륨 함량이 적어서 미국에선 소금 대체물로 쓰일정도입니다. 




그럼 왜 msg를 쓰지 않을까?

조금 주관적인 의견이긴 합니다만 왜 사람들은 msg를 유해하다고 생각하고 지양하는걸까 고민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전 크게 몇가지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언어적 불신감

화학조미료. 뭔가 몸에 나쁠거 같은 어감.
이런 감성적 요인에 많이 선동되곤합니다. 


2. 기업의 이윤 극대화

쉽게말해서 기업이 더 비싸게 팔아먹기위해 
기업들의 마케팅 꼼수. 태평양에 벌꿀 한방울 떨어지면 그것이 꿀바다라는 논리의 마케팅입니다.  

간단하게 보면 그냥 과자 1000원 VS. 우리아이 건강을 생각한 유기농 MSG무첨가 과자 4000원

'MSG무첨가'로 대표되는 웰빙시장규모가 한해에 4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첨언해서, msg무첨가 치고 무첨가 아니기 힘듭니다. 링크 겁니다. 

'MSG 무첨가'의 함정 


3. 자극적인 것에 입맛이 길들여진다.

그나마 이게 가장 설득력있다고 봅니다. 
과도한 조미료에 입맛이 길들여지면 천연재료로 조리한 음식이 맛이 없어져 결국 길들여진다는건데 맞는말 같습니다. 소금 많이 쳐서 짠음식에 익숙해지면 싱거운거 못먹는거랑 같은 논리임. 그런데 이게 인체에 유해한거랑 상관은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우리는 아주 옛날부터 이미 msg에 길들여져왔습니다. 간장, 된장 모두 글루탐산의 감칠맛으로 낸 것입니다. (간장 100g당 msg 1.4g)

MSG 란 이 감칠맛을 더욱 값싸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도구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MSG의 등장 이전부터 원래 글루탐산의 맛에 중독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아래 링크글은 인상깊게 읽었던 글입니다.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은 MSG 없이 살 수 있습니까?



물론, 과하면 안되겠지만 화학조미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나 공포감을 가지지 말고 정확하게 알고 드셨으면 합니다. msg는 더이상 나쁜 화학조미료 따위가 아니라, 간장이나 고기의 감칠맛을 아주 저렴하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마법의 조미료에 불과 합니다.  

저희 실버스푼 소세지와 햄 등에 소량이긴 하나 MSG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고객분들의 판단에 맡기기 위해 전 성분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공개하고 있습니다.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식품을 선택할 때 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레시피를 위해 극미량 들어가는 MSG가 아니라 90%이상 차지하는 원재료의 상태와 신뢰의 유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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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이 비싸니 처음에 프랑스산이나 독일산으로 해볼까 고민 했습니다. 

미국산보다는 유럽산이 그나마 질이 나으니까요. 베이컨도 결국 훈제햄 종류이고 한번 가공을 거치는거라 국산과 수입산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결국 국내산 돼지고기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어떤 신념이라기 보다 수입산이 국내산보다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특히 삼겹살 부분은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삼겹살을 유독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돼지를 키우면서부터 삼겹부위가 조금이라도 더 나오고 더 맛있게 돼지를 개량해 키워 왔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 돼지에 비해 삼겹부위만큼은 질도 좋고 맛도 뛰어납니다. 

두번째는 신선도 차이입니다....

수입육의 경우 대부분 배로 6개월이상 냉동상태로 건너와 유통이 됩니다. 하지만 국내산 돼지고기는 길어봐야 도축하고 3~4일이내에 소비자 손으로 갑니다. 신선도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햄이나 소세지 베이컨처럼 한번 가공을 해버리면 수입산과 국내산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육가공품은 고기를 분쇄해서 거기에 양념을 하기 때문입니다. 고기 자체의 맛보다는 양념맛이 전체의 맛을 좌우하게 됩니다. 그래서 비싼 국내산 신선육을 쓰나 저렴한 냉동 수입육을 쓰나 맛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만들거나 파는 입장에선 당연히 저렴한 냉동 수입육을 쓰는게 합리적 선택이되는 것이죠. 그래서 결국 이런 소세지나 햄, 베이컨 같은 육가공품은 국내산 신선육을 쓸 필요가 없게 된 것입니다. 

그걸 우연히 본 제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지만.. 솔직히 지금도 이부분에선 긴가민가 합니다. 

제가 먹어봐도 6개월 배타고 온 냉동 수입육으로 만드나 엇그제 전남 보성에서 갓 도축한 프레쉬한 고기로 만드나 .. 두개를 놓고 비교해서 먹어보면 큰 차이를 못느끼겠거든요. 근데 원가차이는 거의 3~4배에 달합니다.  

정상적인 국내산 신선육을 사용해 만들 경우 (앞에 정상적이라고 붙인 이유는, 국내산도 정상적인 돼지고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kg에 4만원이 넘어갑니다. 반면 수입산은 1만원정도이며 대량으로 만들경우 7~8천원대로 낮아집니다. 그러니 도저히 팔 수 있는 가격이 안나오며 .. 맛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면 또 모를까 그런것도 아니기 때문에 .... 결국 이번 훈제 베이컨 만들기도 샘플만 만들다가 단가 때문에 포기했습니다. 


비록 샘플이긴 하지만 좋은 재료와 정상적인 레시피대로만 만들어서 그런지 맛이 굉장히 좋긴 하네요. ^^
아마 국내에서 이런 훈제 베이컨은 맛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



 

이건 목살 베이컨 입니다. 목살도 삼겹살과 더불어 한국인 가장 선호하는 부위죠. 



  

근데 삼겹살과 목살 부위도 다 같은 모양과 맛을 내는게 아니라서 또 부위별로 맛차이가 납니다.  



아래 보이시는 삼겹 부위는 삼겹의 끝부분으로 비계가 두껍게 형성되는 부위입니다. 비계가 많아 맛이 풍부하고 고소하며 입에 쫙 감깁니다. 


 


잘라보면 비계와 살코기가 조화롭게 배치된 단면이 나옵니다.  




이건 목살의 단면입니다. 목살 베이컨은 비계보다 살코기가 많고, 고기 사이사이 마블링이 잘 섞여 있어 맛이 담백합니다. 




본래 베이컨은 원래 상태로 잘라  샐러드나 빵, 후라이 등과 함께 간단하게 먹기도 하는데 렌지나 후라이팬에 삼겹살처럼 구워봤는데 씹는 식감이 훨 낫더군요. ㅎ



불조절을 잘 못해서 좀 탔네요. ㅎㅎ








여러가지 이유와 생산 비용 때문에 훈제 베이컨 샘플만 만들다가 포기했지만.. 
혼자 먹기엔 쫌 아까운 맛이라 ...  기회가 되면 꼭 만들어서 선보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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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래미 이유식을 만들때였는데 어디든 브로콜리가 꼭 들어가더군요. 그전까지 브로콜리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류는 아니었죠.  딱히 구할때가 없으니 마트에서 자주 사다가 해줬는데 .. 

우연히 전남 무안에서 고구마 양배추 등 농사를 짓는 형님이 지나가는 말로 그러더군요. "브로콜리 그거 농약 엄청친다. 브로콜리 먹는 부분이 꽃인데 꽃이 연하고 달콤해 벌레들이 무지하게 꼬이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으면 도저히 키울수가 없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브로콜리의 그 부분이 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대부분 하우스에서 키우기 때문에 벌레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지고, 그래서 농약을 대량 살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작년 늦가을에 직접 모종을 사다가 시골 부모님께 부탁하여 브로콜리를 노지에서 한번 키워달라고 했습니다. 조금 심었는데 다행히 추위를 견디고 2월달에 수확 할 수 있었습니다. 



올 봄 다시 모종을 받아 심었습니다. 이때가 4월 중순입니다.  




고향이 산수유 꽃 피는 구례군 산동이라는 곳 입니다. 지리산 자락 깊숙한 곳에 있다보니 브로콜리가 환경으로부터 오염되고 벌레들의 공격보다, 멧돼지나 고라니 같은 산짐승들이 내려와서 브로콜리 농사를 망치지 않을까 부모님이 노심초사 하시더군요. 


 





오늘 가서 찍어 온 사진입니다. 
다행히 멧돼지의 공격은 없었고, 하나 알알이 튼튼하게 쑥쑥 잘 컸네요. 




노지에서 키운 브로콜리는 색깔이나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햇빛을 받아 꽃 표면이 거무튀튀합니다. 오디에 포함된 무슨 무슨 성분이라고 하는데 아무튼 그 성분 때문에 색이 거무튀튀하게 나온다고 하더군요. 





나비 벌레들이 연한 부위의 잎을 갉아 먹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브로콜리 밭에 흰나비가 그득합니다.  

얼마전 SBS 뉴스에서 "브로콜리 잎에도 영양소 풍부해"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210213




저희 딸래미도 브로콜리 수확 작업에 투입되었습니다. 자기 입으로 들어가는 걸 직접 수확해 보는것도 아이에겐 좋은 경험인듯 싶네요. ㅎㅎ

 




이건 브로콜리 밭에 갔다가 따온 자연산 오디입니다. 
딸래미랑 30분 가량 땄는데 제법 땄네요. 아직 익지 않은것도 있고, 하지만 맛은 굉장히 달콤하고 풍부합니다. 








자연산 오디를 너무 맛있어 하네요.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난다고 해도 계속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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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관련 일을 하다보니 인터넷에서 식품을 많이 사보는 편입니다. 누구누구 소개로 찾아가서 맛보기도 합니다.   한번은 만두에 꼿혀서 전국에 이름 난 만두란 만두는 모두 시켜서 맛을 본 적이 있습니다. 택배가 안되는 곳은 직접 운전을 해서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 그런데 아쉽게도 그 많은 만두가게 중 단 한곳도 '바로 이 맛이다!!' 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포기 했습니다. 

이렇듯 무수히 많은 먹거리를 접하게 되는데 그 중 마음놓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고 하는 식품을 1년에 하나 만나기도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이 빵은 아는 지인을 통해 4년 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는데요. 이 빵을 먹고 나서 드는 생각이 기꺼이 가족이나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빵을 만드는 사장님은 10년 전 서른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일본에 빵을 배우러 갔다가 무작정 일본 빵 가게에서 10년동안 일 했다고 합니다. 4년전 한국으로 돌아와 일산에 작은 빵가게를 내었는데 사방이 프랜차이즈로 둘러쌓인 동네에 작은 빵집이고 워낙 외진 동네라  거의 3년동안 한달에 70만원이 채 안되는 돈으로 3인 가족이 생활을 할 정도로 어렵게 꾸려오다가 작년 여름 우연히 한 여성 커뮤니티에 이 빵가게가 소개가 되면서 갑자기 주문이 폭주하게 되었고, 동네 빵집임에도 불구하고 90%의 고객이 외지에서 소문을 듣고 온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작은 가게에 빵이 나오길 기다리는 대기 고객이 늘 열명 정도씩 있을 정도로 현재는 빵이 나오는 즉시 서로 가져가려는 빵이 되었습니다. 엊그제는 빵을 사려고 약 200미터 정도 줄을 섰다고 합니다. 


결과로만 보면 해피엔딩이지만..몇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번째 사장님의 건강입니다. 보통은 빵반죽을 전날 만들어서 냉동을 해놓거나 이스트나 첨가물을 써서 발효시간을 단축시키는데 이 사장님은 일본에서 배운데로 아침 7~8시에 빵을 내놓기 위해 새벽 2시에 나와서 5~6시간 동안 발효과정을 지켜서 빵을 만듭니다. 

잠을 제대로 못자니 몸이 축나고 살도 10kg 이상 빠져버렸습니다. 4년전에 처음 뵙을 때는 나름 건장하셨는데 지금은 몰골이 송연해졌습니다. 

두번째는 사람을 뽑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바쁘고 손님이 많으면 사람을 뽑아서 생산량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근데 새로운 사람을 뽑으면 하나하나 가르쳐야 하는데 그렇게 가르칠 시간이 없고, 경력이 있는 사람을 뽑으면 자기가 해오던데로 했던 방식이 있기 때문에 잘 고쳐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빵 맛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하네요. 

세번째는 그나마 가장 좋다고 하는 재료를 고집하기 때문에 남는게 별로 없습니다. 양계장에서 깨진 계란을 파란이라고 부르는데 빵집에서 주로 소비를 합니다. 이런 계란을 차마 쓸 수가 없어 농협에서 그나마 가장 괜찮은 계란을 직접 사다가 씁니다. 그 외 밀가루나 우유도 가장 등급이 좋은 걸 사용합니다. 

네번째는 새로운 빵을 만들고자하는 갈망이 엄청나게 큽니다. 일본에서 10년을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엄청난 차별과 멸시를 받아가면서 다양한 빵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족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팔리는 빵만 만들어야 하고 또 고객들 역시 찾는 빵만 찾기 때문에 새로운 빵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현재 만들고 있는 빵의 종류는 일본에서 배웠던 빵의 10분의 1도 안된다고 합니다. 

다섯번째는 아이와 함께 보낼 시간이 없습니다. 새벽 2시부터 나와 저녁 6~7시에 들어가는 생활이 계속되면서 하나 밖에 없는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이유가 더 있지만 크게는 다섯가지 정도입니다. 



속이 꽉 찬 크림치즈빵 입니다. 치즈가 꽉차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만 이 빵의 진가는 겉 표면입니다. 


아키 소보루빵입니다. 소보루빵 하나만 보더라도 예술의 경지입니다. 



아키 케잌입니다. 정말 상상을 불허하는 식감과 맛입니다. 아쉽게도 예약조차 할 수 없다고 하네요. 


오후 2~3시면 준비했던 빵이 전부 나가버리기 때문에 일찍 문을 닫습니다. 


아키빵 사장님의 꿈은 빵을 파는게 아니라 빵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더 많은 시간을 갖고, 건강을 되찾고, 더 많은 종류의 빵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건 가게를 접고 온라인 판매로 예약을 받아 정해진 수량만큼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버스푼에서 만들고 브랜딩한 하늘과 계란(eggsky.co.kr)의 유정란과, 유레카 목장 (eurekacheese.com)의 방목 우유와 치즈, 버터 등을 재료로 사용한다면 지금보다 더 훌륭한 빵이 탄생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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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이야기

먹거리 2012. 1. 9. 15:52
그러니까 한 몇년전 이야기입니다. 총각때 이야기죠. 

동네 시장에 제 고물차를 집 뒤편에 주차시켜 놓을 때쯤에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어쨌든 집 건물 안으로 빨리 뛰어들어가는 것이 상책이었죠.   
 
비 맞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날의 비는 불쾌한 느낌을 갖게 하는 그런 어설프고 추적거리는 비였습니다. 

차에서 내릴라니까 장애인 아저씨 한 분이 휠체어를 탄 채 내 앞을 지나갑니다. 휠체어 등받이에는 무슨 천 같은 것이 걸쳐 있었는데, 그것이 빗물이 괸 더러운 길바닥으로 툭 떨어졌죠.  저기요! 라고 외쳤지만 못 들었는지 아저씨는 휠체어 바퀴를 굴리며 골목길 안으로 빠르게 사라져갑니다. 떨어진 물체를 자세히 봤습니다. 남루해 보이는 아저씨처럼 그 물건도 남루했습니다. 그건 아주 낡은 스웨터였고..

여기서부터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본능에 따라 그냥 집으로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양심에 따라 스웨터에 손이 더러워지는 것과 비맞는 것을 감수할 것인가? 결국은 스웨터가 이겼죠. 하필이면..... 누군가 손으로 짠 스웨터임이 분명해보이는 모양새였거든요. 
 
그건 금전적인 가치는 1000원도 안될지 모르지만 그 아저씨에게는 매우 소중한 것일지도 모르지 않을까? 젠장 이 스웨터는 아저씨의 친구가, 아내가, 어머니가, 자녀가 짜준 것일 수도 있었고, 그렇다면 그 누군가는 분명히 이것을 짜느라고 하룻밤을 꼬박 지샜을지도 모를 일이었죠. 

"그에게 소중한 것일수도 있다"라는 그 1%의 가능성 때문에 도저히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죠. 스웨터를 손으로 집어들고 비맞는 거리를 쏘다니며 휠체어 자국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시장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때 제 차림은 반바지에 슬리퍼였습니다. 날씨는 추웠지만 어차피 집에서 잠깐 나온거고 그놈의 고물차에서 새나오는 기름내 섞인 히터바람에 충분히 체온을 의지할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진흙에 푹 젖은 스웨터를 아기를 안은 애아빠마냥 품고 빗속을 쏘다니기엔 적당한 차림이 아니었죠. 시장 사람들이 미친놈 행색을 하고 두리번거리는 날 주목하며 손가락질 한 건 당연한 일이었죠. 하지만 한 번 시작한 일, 해결을 봐야 했습니다. 내 몸에 맞는 옷이 아닌 이상 그냥 입을 수도 없고 다시 떨어진 그 자리에 고이 뉘이고 집에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죠. 

결국, 스웨터의 주인을 찾았습니다. 아저씨는 왠 두부집 앞에 있었는데 그 두부집 주인과 즐겁게 대화중이었습니다. 아마도 친한 사이인 것 같았습니다. '아저씨!' 하고 외치며 그분의 등을 살짝 쳤죠. 깜짝 놀라며 날 보더니 더욱 깜짝 놀라는 모습.

당연합니다. 누군가 자신의 등을 쳐서 고개를 돌렸는데 왠 덩치큰 녀석 하나가 이상한 차림에 비를 흠뻑 맞고서 창백한 안색에 입술을 부들부들 떨면서, 헉헉거리면서 자신을 며칠 굶은 사냥개마냥 뻔히 내려다본다고 생각해보세요. 아마 저라도 기겁을 했을 겁니다. ㅋㅋㅋ

어쨌든 제가 스웨터를 돌려주면서 분위기는 살가워졌죠. 아저씨는 굉장히, 정말 내가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고마워했고 따라서 기분이 꽤 좋아졌습니다.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는 내 팔을 아저씨가 붙잡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팔힘은 굉장합니다. 

"두부 한 모 받아들고 가요."

즉 스웨터를 찾아준 선행의 댓가는 두부였습니다.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였고 거절하기도 모한 상황이었습니다. 한 모에 500원인가 1000원인가 하는 두부를 받아들고 집에 오자 아무도 없었습니다. 두부는 식어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온기가 꽤 남아있었거든요. 뒀다가 나중에 데워 먹거나 어머니의 레시피에 흡수되도록 방치하느니 그냥 지금 먹는게 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허기도 적당히 있었으므로 저는 두부가 담긴 비닐을 접시삼아 젓가락으로 커팅을 하며 간장도 김치도 없이 오직 갓 솥에서 생산돼 나온 뜨뜻미지근한 두부의 맛만을 느끼며 아주 천천히 아주 맛있게 두부 한 모를 먹었습니다. 

지금껏 먹은 두부 중에 단연 최고였습니다.  

선행의 댓가로 주었기 때문에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는 식의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물론 아저씨에겐 감사하지만 두부만 놓고 말하자면 그저 맛 자체가 최고였습니다. 오직 순수한 두부만을 main으로 요기를 한 번 해보세요.

입안, 혀 안에서 입자가 갈리고 부서지는, 그러면서 달짝지근한 콩냄새가 기관지를 자극하면서 목구멍 안으로 부드럽게 미끄러져내려가는 그 두부맛 체험을 한번 해보세요. 그 순간 세상은 오직 두부와 같은 순백색으로 화할 것입니다. 같은 두부라도 된장찌개 속에서 헤엄치는 녀석들과는 감히 그 격을 달리한다.

"화"라는 책에서 틱낫한 스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오직 당근만을 먹으면서 그 맛에 집중하면 당근이 가지고 있는 모든 아름다운 맛을 멀티플렉스로 느낄 수 있다"고....

대충 공감은 갔지만 그날 두부를 먹으며 공감수치는 100으로 상승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버거킹 치킨버거와 두부 한 모를 비교해보자면, 말보로 입에 문 카우보이와 곡주 한 잔에 가야금 켜는 신선 정도의 수준차이라고나 할까요...

그 뒤로 그때만큼 두부의 감동 내지는 미각의 감동같은 것은 경험하지 못하고 있지만, 저는 스웨터를 찾아주기로 한 그때의 내 결정이 결과적으로 아주 현명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을 휠체어와 바퀴를 굴리기 위해 팔이 만들어내는 단순동작에 의지해왔을 그 아저씨에게도 무척 감사합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미식에 대한 견문이 폭발적으로 높아졌거든요. 
 
썰이 길었네요. 한번 요리, 내지는 조리, 혹은 조미 따위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순수한 식재료를 한 번 천천히 음미해보세요.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달라보입니다. 두시간동안 B급 액션영화 한 편 보는것보다 확실히 낳습니
다. 

한 번 해보세요! 생각보다 세상엔 작은 기적이 꽤 많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localfoo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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