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은 흔합니다. 귀할때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동네 슈퍼만가도 널린게 참기름이죠. 심지어 편의점에서도 팝니다. 그만큼 흔합니다. 흔한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주 많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고... 


참기름은 사람들 개념상 크게 공장식 참기름과 시장 방앗간식 참기름으로 나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공장식 참기름을 접합니다. 

근데 아마 90% 이상.. 방앗간 참기름을 떠올립니다. 


참기름은 그런 곳에서 짜야 진짜라고 믿습니다. 

공장식과 방앗간식.. 어떤 기준에서야 공장식이 더 깨끗하고 체계화 되어 있으며 기술적으로도 훨씬 앞선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장식은 특별함이나 변별력을 주기 어렵습니다. 서울에 사는 김모씨나 제주에 사는 최모씨나 똑같은 참기름을 먹습니다. 대량 생산 해야되고, 대중적으로 만들 수 밖에 없어 품질이나 맛이 일괄적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게 혁신이라고 봅니다. 어렵고 힘들게 짰던 귀한 참기름을 누구나 쉽게 맛 볼 수 있게 만든 기술적 혁신.. 



반면 방앗간식은 얼마든지 변별력을 줄 수 있습니다. 


오랜 손 기술로 판타지를 줄 수 있죠. 판타지는 옛 향수일 수도, 전통적인 어떤 방식, 40년 주인장의 빼어난 솜씨는 불의 온도와 깨의 상태를 오로지 감으로 볶아 진하고 구수한 참기름의 최적화된 맛과 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좋은 깨는 기본입니다.  


맛있는 음식의 기본은 좋은 재료입니다. 근데... 하다보니 누구나 쉽게 말하는 이 기본이 가장 힘듭니다. 

그 기본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선택을 해야 하는데... 이 선택이란게 대부분 남들이 아닌 스스로 싸워하는 지리한 과정이라 스트레스가 큽니다. 뻔한 얘기지만 결국 깨가 좋아야 질 높은 참기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좋은 깨는 어떤 독점적 형태가 아닙니다. 좋은 깨는 제 값을 주는 것입니다. 제 값을 주면 좋은 깨를 얻을 수 있습니다. 눈으로 보기에 다 같은 깨 같지만 A급부터 B,C,D,E 급 까지 천차 만별입니다. 


판매자가 생산자에게 제 값을 주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는 늘 실망하고 떠납니다.  

저는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이 반복되는 불신의 과정이 너무나 불편합니다. 






참기름은 당일 바로 짭니다. 


보내드리는 당일 오전에 짜서 오후에 보내드리는 걸 목표로 합니다. 아마 지금까지 이 원칙을 대부분 지켜 낸 것 같습니다. 실버스푼 참기름은 맛과 향이 신선하다는 말씀을 많이 듣습니다. 


기름은 시간이 지나면 산폐되기 시작합니다. 

자본과 기술이 없는 작은 곳에서 시설과 기술로 기름의 산폐를 막는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속도 입니다. 주문 즉시 당일 짜서 보내드리는 겁니다. 대량 생산과 대형 유통이 할 수 없는 방법입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좋은 깨를 구하는 것이고, 좋은 깨는 제 값을 주는 것이고, 제 값을 주려면 제 값에 파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 외 다른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거절의 어려움

실버스푼 2017. 12. 12. 22:16

예전 도움을 많이 주셨던 분인데 오랫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아는 지인이 과일이나 야채로 수제청을 담고 있는데 

꼭 한번 만나보라는 내용입니다. 


조금 지나서 방문해보았으나 

상품이 정성스럽거나 그렇다고 변별력이 있거나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농약도 안치고, 유기농에 천연 재료라는 진부하고 식상한 

말만 십분 이십분 삼십분째 입니다.  


요란하고 말은 화려하지만 설탕에 과일 몇개 썰어넣었을 뿐 

그가 입고 있던 계량 한복과 오버랩 되면서 전두엽이 

시리도록 달디 단 맛 밖에 없는 허전하면서 맹한 맛의

수제청을 종류별로 대여섯개 들고 나왔습니다. 




 





,



올해 옥광밤 농사가 흉작입니다. 늦봄과 초여름 극심한 가뭄이 계속 되면서 송이가 맺혀야 할 시기에 

알이 맺히지 못해 전 해에 비해 20~30% 밖에 열리지 않았습니다. 


어렷을 적부터 농사 짓는 걸 보면 한 해는 풍작이면, 다음 해는 흉작이고, 또 다음 해는 풍작이고, 

이런식으로 징검다리처럼 농사가 되긴 하더라구요. 내년엔 밤 농사가 좀 더 잘 될겁니다. 

특히 옥광밤은 평소에도 비싸지만 올해엔 시세가 작년에 비해 두세배 정도 올라 드실 수 있는 

분들만 드시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지리산 뒷산에 밤나무를 키워 밤을 보내주시는데 솔직히 옥광밤을 맛본 뒤로 일반밤은 

도저히 먹을 수 가 없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아버지가 보내주신 귀한 밤이라 하더라도 입 맛까지 

어떻게 할 수는 없네요. 불효자는 웁니다. ㅜㅜ



,




실버스푼 한신명란이 29센티에 입점되었습니다. 


http://www.29cm.co.kr/shop/shop_detail.asp?idx=175398&gaparam=cate01_FOOD_main001



잘아시다시피 실버스푼 한신명란은 국내에서 유통이 안되는 상품입니다. 


일본 수산 가공 업체와 계약을 맺고 생산 전량 일본에 수출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츠코시 백화점, 한큐 백화점, 그리고 퀸즈이세탄에 들어 가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유독 한국 식품인 명란을 좋아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동북 대지진 때 수요가 엄청 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명란 작업 하느라 주야 교대 24시간씩 일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 쪽 유통 관계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진 이재민들이 식사를 할 때 여러가지 반찬을 차려서 먹을 수 없으니 

따뜻한 쌀밥에 명란을 올려서 간편하게 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밥 차리기 귀찮을때 이런저런 반찬 섞어서 간편하게 

비빔밥 만들어 먹는 것과 비슷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버스푼내에서 판매되는 상품이 외부로 나가는 경우는 드문데 

명란은 29cm 관계자분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인해 입점하게 되었습니다. 


 





,


예전에 알던 지인분께 몇년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누군가한테 저를 소개했는데 그 분이 관심이 있다며

연락처를 알려줘도 되냐는 것이었죠. 딱히 거절할 명분이 없어 그렇게 하시라고 

했고, 몇 시간 뒤 그 분께 연락이 왔습니다.   


그 분은 전도 유망한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는 업체의 대표이며 

이 업체는 초기 인터넷 업계에서 성공으로 몇 천억 단위의 엄청난 부를 쌓은

누구나 아는 그런 분이 만든 곳이었습니다. 


내용은 간단했습니다. 실버스푼에 투자하고 싶다. 투자 금액은 원하는데로 불러보라 였습니다. 

공장도 지어주고 물류센터도 지어주겠다. 제가 그 말을 듣고 했던 첫마디는 

"저는 그런 깜냥이 안됩니다." 였습니다. 

순간 몇 초간 짧은 정적이 흘렀습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 생각하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ㅎㅎㅎ 


지금 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더 많은 인력과 자금으로 더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고...

사실 큰 돈에 유혹이 없다는 건 거짓말일 겁니다. 4년 전인가 우연한 기회로 만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당시 동료 2명과 작은 사이트를 하나 만들어 여기저기 식당 같은데 

문 두드리면서 영업 하고 다닌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의 티몬 입니다. 


실버스푼은 5년 전에 만들어 지금까지 저희 부부 둘이서만 오손도손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 티몬은 직원 1000명이 넘고 거래액 1조가 넘는 거대 기업이 되었습니다. 

비교 자체가 안되지요. ㅎㅎ 


사실 투자를 받으면 우리 부부가 생각하고 있는 다양한 요리와 먹거리들을 더 현실적으로 

빨리 만들어 볼 수 있겠단 생각은 해봤습니다. 소스나 샐러드 같은... 

생각하고 있는 먹거리 종류가 많거든요. ^^;; 

 

하지만 세상엔 공짜 없다는 거 살면서 온 몸으로 겪어보니 

그 투자를 받을 만큼의 감당을 할 자신도 없고, 왠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에 대해서 

심하게 휘둘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순간 "내 깜냥으로 어떻게 저 돈에 휘둘리지 않을까" 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몇번 썼지만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을 자동차에 비유해 이야기 하곤 합니다. 

자동차에 있어 연료는 중요합니다. 연료가 없으면 달릴 수 없기 때문이죠. 

연료는 회사에 있어서 이익과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자동차가 있어야 할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료를 넣고, 누군가를 태우고,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자동차와 연료는 목적지에 가기 위한 수단입니다.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매우 단순 합니다. 불신의 시대 좀 정상적으로 만들고 생산된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을 태우고 함께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 입니다. 


자동차 기름통 크기는 한정되어 있는데 더 많은 기름을 넣는다고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더 빨리 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가고 싶습니다. 


 


,



2014년 1월 6일 진행하는 푸드박스에는 사골 곰탕이 들어갑니다. 

사실 이 곰탕은 오랫동안 고민했던 품목 중 하나 입니다. 고민한 이유는 단순 합니다. 재료의 

원가가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제품을 구성하고 만들고 고객님들께 서비스하고 판매하는 

입장에서 가격은 늘 딜레마 입니다. 

 

다 아시겠지만 싸고 좋은건 세상에 없습니다. 

좋은 재료는 비쌉니다. 좋은 재료를 써야 좋은 맛이 나오는 건 당연한데 비쌉니다. 

이번 케제를 진행하면서도 한우의 좋은 부위를 확보하면서 진행해 나가는데 시기적으로 가격이 

너무 비싸서 고객님들이 받고 양이 너무 적다고 실망하시면 어쩌나 계속 마음을 졸였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늘 민감한 부분이라서 쉽게 말하기도 말하지 않기도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물론, 가격이라는게 상대적이긴 하지만 이번 사골 곰탕은 시중에서 파는 가격보다 약 2배는 

높은 가격입니다. 당연히 시중에서 파는 어떤 곰탕보다 맛은 두배 보장합니다. 

맛이 없었다면 고민까지 가지도 않았을겁니다. 하지만 맛이 있습니다. 


곰탕은 뼈의 단면이 유백색이고 치밀한 것이어야 하며 젊고 건강한 황소의 사골로 끓여야 제맛이 납니다. 

일반적으로 좋은 고기는 암소, 거세우, 황소 순서이지만 

사골은 황소, 거세우, 암소 순입니다. 은 뼈가 튼튼한 일소가 좋은데, 요즘은 일소가 없기 때문에 

황소를 쳐줍니다. 


암소는 출산 때문에 뼈에 칼슘이 부족하고 밀도가 떨어져 맛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린 소와 늙은 소는 

뼈의 밀도가 낮아 어린 소는 국물이 싱겁고 늙은 소는 국물이 우러나오지 않습니다. 

좋은 사골을 구했으면 물에 담가 핏물을 충분히 빼준 다음 팔팔 끓는 물에 두번 정도 끓여내고

다시 가마솥 가득 물을 부어 1/3 정도로 졸아들 때까지 고면 뽀얗게 국물이 우러냅니다. 


대파 쫑쫑 썰어 넣고 각자 입 맛에 맞춰 소금 넣고, 뽀얀 국물의 순수한 곰탕 그 자체를 한번 

느껴보시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해봅니다.   






,




이번에 진행한 실버스푼 푸드박스의 정점은 맷돌 콩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는 사람들만 아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인데, 콩물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하는 곳이 있습니다. 5월 중순 시작해, 찬바람 부는 9월말쯤에 문을 닫습니다. 

 

기가 막힌 맛에, 콩물은 꼭 여기서만 먹게 되고 푸드박스의 기획도 이 콩물과 두부를 드셔보시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사실 번호표 들고 서 있는 곳이라 엄두도 못냈습니다. 또 콩물이 워낙 예민한 식품이라 더위에 택배로 가다 자칫 상하기 쉽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가해지기를 기다려 만들어주십사 부탁을 드렸습니다.

한참을 졸라 겨우 허락을 얻어냈습니다. 꼬박 3년이 걸렸습니다. 


콩은 국산콩이며 무안에서 키운 콩만 사용합니다. 콩물의 맛은 콩 뿐만 아니라 콩의 삶기, 콩의 간, 멧돌에 가는 타이밍, 물의 양 등 여러가지 요소가 맞아야 하는데 이건 오로지 손 맛과 감으로만 행해집니다. 


만들어 놓은 콩물은 되직해지기 때문에 미리 만들 수 없어 푸드박스 당일 날 새벽부터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준비한 수량은 1리터 총 110병이었고 새벽부터 만든다면 오후 1시쯤까지 충분히 나올 수 있으리라 예상했습니다.

1시에 운반해서 푸드박스 포장을 시작하면 6시쯤 마무리하고 우체국 택배에 실어 보내는 시나리오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맷돌에 가는 콩물은 1시간에 7~8병 밖에 나오지 않는겁니다. 이 아주머니도 처음 해보기 때문에 시간 계산이 안됐고, 1리터가 어느 정도 양인지 감을 못 잡았습니다. 맷돌이 여러대가 있으면 빨리 할텐데 이 맷돌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사별하신 남편분이 만들어주신 것이고, 다른 맷돌은 이런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콩이 이렇게  갈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단 한대 밖에 없습니다. 


이 맷돌 한대를 가지고 느릿느릿 1시가 넘어가고 2시가 되고 그렇게 새벽 2시부터 한 작업은 오후 4시 20분이 다 되서야 끝이 났습니다. 택배 마감까지 2시간 밖에 남지 않았고 아무리 빨리 작업장까지 달려도 40분 이상 걸리는 거리입니다. 정말 엄청난 스피드로 차를 몰아 도착하니 4시 58분입니다. 이제 택배 마감 시간까지 1시간 남았습니다. 그때부터 택배를 포장하기 시작하는데 이 추운 겨울 등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 내립니다. 

분단위 초단위를 다툽니다. 


정신없이 박스를 싸다가 잠깐 고개를 들어 한 5분 지났나 하고 시계를 보면 30분이 후딱 지나가 있습니다. 6시가 넘어가고 택배기사님이 오시고 택배를 싣고 우체국 마감 시간 때문에 기다리다 기다리다 7시쯤 어쩔 수 없이 떠납니다. 아직 채 포장하지 못한 택배가 많습니다. 8시쯤까지 택배를 싸고 나머지를 차에 싣고 마지막에 지역 택배가 모이는 우편집중국으로 내달립니다. 우편집중국에 도착하고 나머지 택배를 내려놓으니 9시가 다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온 몸에 팽팽했던 긴장이 탁 풀립니다. 


만약 오늘 못보내면 내일 전국을 돌면서 직접 가져다 드릴 마음까지 먹었습니다. 푸드박스에 들어가는 제품들이 미리 만들어 놓거나 빨리 빨리 대량 생산 할 수 있는 품목은 아닙니다. 대부분 조금씩 천천히 정성 들여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고객님들이 받아서 드실 수 있는 제품들이라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요즘 소비는 그런거 같습니다. 돈만 내면 어느 정도 좋은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입니다. 지불한 돈의 액수가 커져도 그 이상의 행복과 만족감을 얻기가 점점 어려워 집니다. 돈을 써도 써도 뭔가 채워지지 않습니다. 제가 고객님들께 푸드박스를 통해 정말로 드리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돈이 오가는 거래가 아닌 만든 사람의 생각과 자세가 담긴 것, 하나하나 정성을 들이고 시간을 들이고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객님들께서 기대 이상 만족하시고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 이렇게 택배 상품으로써 불가능에 가까운 맷돌 콩물 같은 제품을 생각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몇몇분들 푸드박스에 제품이 몇개 빠져서 가고 그랬지만 다들 바다와 같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셔서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욱 철저하고 완벽한 준비로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살면서 먹는거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건 먹거리를 만드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목도한 순간부터 입니다. 옛말인지 요즘 말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말이 있죠. "눈으로 보면 아무것도 못 먹는다" 제가 현장을 보면서 정말 이 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더군요.

그나마 환경이 좋다는 공장식 양계장에 들렸을 때 너무도 처참한 사육 환경을 보고... 세상에 계란 하나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세상이구나...개탄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현장을 본 후 계란에 선뜻 손이 잘 안가게 되더군요. 저야 이미 어른이 되었으니 먹어도 좀 깨림직 하겠지만.. 한창 계란을 먹고 자랄 아이들은 무슨 죄인가 싶더군요.

첫째 딸이 태어나고.. 계란을 먹이지 않으려고 했으나 여기저기 들어가니 어쩔 수 없이 계란이 필요하더군요. 그렇다고 현장에서 수 없이 봐왔던 눈속임과 말 장난에 불과한 유기농, 친환경, 따위의 인증 마크나 달고 나온 계란을 사 먹일 수는 없는 노릇이였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었죠.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생산한 계란을 직접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4년 전 지역에서 정말 양심적으로 닭을 키운다는 분이 있다는 소개를 받고, 산 넘고 물건너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인터넷도 들어오지 않고, 전화도 잘 터지지 않는 그런 깊은 산골이었습니다.

닭을 키우는 환경도 일반 양계장하고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쾌적하고 넓었습니다. 후에 알게된 내용이지만 이 곳 농장에서 닭을 4천마리를 키우는데 이 정도 면적이면 보통 양계장에선 8만마리를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좋은 환경 좋은 사료 정상적인 사육기간을 제대로 지켜서 계란을 생산하니 계란 단가가 너무 높아 도매업자들은 쳐다도 안보니 판로가 거의 없었고, 근처 한 종교단체의 도움으로 겨우 겨우 농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제가 이 농장을 직접 찾아간 이유는 사육 환경도 환경이지만.. 이 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가 어떤 사람인가 알고자 갔던 이유가 가장 큽니다. 제가 현장을 다니면서 가장 먼저 보는 건 환경이니, 규모니, 인증이니, 어디에 납품을 하니..등의 이런 것들이 아닙니다. 백날 이런거 있어봐야 한번 장난치기 시작하면 다 필요 없습니다. 이런 허울만 믿다가 뒤통수도 많이 얻어맞았습니다.  단적인 예로 대기업에서 그 많은 인재들이 그 많은 돈을 투자해 그 많은 인증과 설비를 갖춘 그런곳에서 조차 식품에 담배꽁초가 섞여 나오고, 쥐새끼 머리가 함께 튀겨져 나오곤 합니다. 결국 이런 안전장치는 서류상 필요한 것들 뿐이지 어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나 신경씀 같은 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먹거리를 고를때 가장 중요한 건 먹거리를 만드는 사람이 어떤 양심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를 판단하는 일 입니다. 사실 이 일을 해오면서 사람을 판단하는 일보다 중요한 건 별로 없다는 생각입니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먹거리를 독으로 만들 수 있고, 약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꾸준히 지켜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처음 찾아간 후로부터 1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70km가 넘는 산골을 거의 한주도 빼놓지 않고 찾아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후..

 저는 이 닭과 계란을 키우는 사람에 대해 확신을 했고, 그렇게 '하늘과 계란' 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http://eggsky.co.kr/

 

'하늘과 계란'을 만들고 가장 좋았던 건... 아이들한테 거리낌 없이 계란을 먹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

제가 소세지를 처음 접한 건 3년 정도 되었습니다. 

처음에 멋도 모르고 인터넷에서 돼지고기를 팔아보겠다고 당시 가진 전재산를 투자해 함평이며 무안이며 보성이며 친환경으로 키운 돼지고기를 찾아다니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생각처럼 온라인에서 친환경 돼지고기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처음 접하는 세계에 대한 경험이나 공부가 너무 부족해 1년도 안되 모든 돈을 다 날리고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당시엔 좋은 사람들이 좋은 환경에서 키운 돼지는 다른 사람들도 알아주고, 믿고 사줄거라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참 무모하고 어리석었죠. ^^;



당시 거래했던 흑돼지 농장



그때 돼지고기 장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게 부위별 판매가 너무 크게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돼지 한마리를 매입하면 팔리는 건 삼겹살과 목살 두가지 부위 밖에 없었죠. 그러니 돼지 한마리에서 30%정도 밖에 치지안하는 삼겹살과 목살을 빼고 나면 나머지 앞다리살 등심 안심 등 70%는 냉동실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냉동을 하면 상품성이 절반이상 떨어지기 때문에 손해를 많이 보게 됩니다. 

그렇게 몇개월 동안 고민하던 중... 


우연찮게... 누군가 소세지를 한번 만들어 보라는 소릴 듣게 되었습니다.  

물어물어 고기를 들고 소세지 공장으로 찾아갔습니다. 이쪽 지역엔 이 곳 한 곳 밖에 소세지 공장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당시엔 어떻게든 냉동실에 쌓여 있는 고기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마음에 소세지를 만들었지만... 시간이 갈 수록 소세지라는 세계를 알게되었고, 모든게 그렇지만 알면 알수록 모르는게 더 많아졌습니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소세지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되었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거의 모든 소세지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깨달았던 한가지는.... 소세지를 만드는데 있어 첫번째도 두번째도 세번째도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소세지 맛은 신선한 고기와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게 첫번째이자 마지막 입니다. 실버스푼 소세지는 많이 남지 않더라도 이 원칙을 지켜나갔고...  

그 후 국내에 소세지를 제대로 (장난치지 않고) 만드는 곳이 드물어서 그랬는지 운이 좋았는지.. 실버스푼 소세지는 엄청난 인기를 얻고 팔려나가기 시작합니다.

많이 나갈때는 전국에서 쏟아지는 주문에 4일 날밤을 새서 포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




방부제를 넣지 않아 모두 냉동으로 보관했던 소세지




그런데.. 작년 말에 위탁생산하던 소세지 공장이 모회사의 경영난으로 문을 닫게 되면서 소세지 생산이 갑작스럽게 중단되었습니다. 본래 소세지 생산 공장의 기계는 국산보다는 독일제가 많고 각 기계마다 상당히 고가이다 보니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이쪽에선 최소 큰거 두장은 들고 시작해야 한다고 하죠. ;;;

그렇게 공장이 갑자기 문을 닫아버리니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더군요. 실버스푼 소세지를 드셨던 고객분들은 계속 판매를 요청해 오셨으나 사정이 이러하니 판매할 수가 없었고, 저희가 빠진 자리에 미국산 소세지가 그 자리를 메꾸기 시작했습니다.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몇달이 걸려 우리나라에 왔는데도 부패가 되지 않는 불로장생 미국산 소세지는 엄청난 양으로 수입되어 가격과 양으로 물량공세를 시작합니다. 온라인 채널 여기저기 뿌려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열달 이상이 흘렀고...

저는 저희 실버스푼 소세지를 위탁 생산 할 곳을 전국을 뒤져가며 찾게 되었습니다.

실버스푼 소세지 본래의 맛을 지키고 보존해줄 수 있는 곳, 좋은 재료를 상시 공급할 수 있는 곳, 그러면서도 정직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일하는 곳.. 이런 곳을 찾고자 했습니다. 

제주도만 빼고 전국을 다 돌아다닌 것 같습니다. 전국 팔도를 다니면서 수십개의 공장을 방문하고, 수백개의 소세지를 먹어보고, 많은 시간 이야기 하면서...결국, 열달만에 만에 "여기다" 싶은 곳을 찾게 되었고, 많은 우여곡절 끝에

드드디어 실버스푼 소세지를 다시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다시 실버스푼 소세지를 소개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낍니다.^^
 

,

저는 두 딸아이의 아빠 입니다. 일과 관련된 블로그(mepay.co.kr)를 3년전부터 운영하고 있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기면서 아이들과 관련된 블로그를 운영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버스푼(silver spoon)이라는 브랜드는 저희 첫째 수민이가 태어나고 아이를 생각하면서 만든 브랜드입니다. 은수저를 물고 나와서 그런건 아니고, 우연히 '고종'과 과련된 역사 소설책을 읽다가 고종이 음식을 통한 독살을 피하기 위해 늘 은수저를 사용했다는 부분을 읽고, 요즘처럼 믿고 먹을만한 먹거리가 없는 시대에 바로 그러한 먹거리가 우리 아이들한테는 독으로 작용하겠구나 그 독을 감별해낼 수 있는 은수저와 같은 어떤 장치를 만들자는 생각에 "실버스푼"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제가 주로 하는 일은 물건은 좋으나 판매를 하지 못하는 업체나 농가의 브랜드를 만들고 제대로 된 가치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일을 합니다. 제가 진행했던 일 중 대표적으로 하늘과 계란 (http://eggsky.co.kr/)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온라인 농업 관련 브랜드 중 가장 대표적인 농가가 되었고, 많은분들이 그 계란에 큰 신뢰를 보내고 계십니다. 


주로 먹거리와 관련된 일을 많이 하다보니 누구보다 식품과 관련된 제조, 유통, 마케팅,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못 먹는 음식들이 몇개 됩니다. -_-;


제가 먹거리를 바라보는 관점은 간단합니다. 어떤 큰 규모의 시설이나 브랜드, 인증마크가 아닌 바로 사람입니다. 어머니가 집에서 손 맛이다 하면서 손으로 쪼물딱 쪼물딱 거리면서 만들어낸 음식들을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이유는 어머니의 음식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 식품법으로 보면 이렇게 만들어 낸 음식은 바로 구속감입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소비자들의 신뢰가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제조 업체는 식품법에 맞추기 위해 규격화와 대량생산체제를 갖추려고 하고, 그러다보니 시설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그 비용을 메꾸기 위해 정작 중요한 제품 원가를 줄이기 시작합니다. 유통업체는 일단 팔아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상품을 가지고 오기보다는 단가가 낮고 수급이 편한 상품만을 취급하려고 합니다. 이들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순간 그럴듯한 포장과 사진으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아마 설명드리지 않아도 더 잘아실 겁니다. 인터넷에서 샀던 식품중에 믿고 먹을만했던 상품이 별로 없었다는 것을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의 핑계는 늘 같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싼 것만 찾는다! 그래서 싼 걸 팔 수밖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상품을 그들은 취급해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왜냐면 제대로 된 상품은 수급이 안정적이지 않고, 원가가 비싸고, 그걸 가치있게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은 절대 없습니다. 그리고 좋은 상품은 절대 대량생산되지 않습니다!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대량생산 대량유통되는 대기업 브랜드를 찾기 시작하고 철학과 가치를 가지고 양심을 지키며 상품을 만드는 업체는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 속도는 빨라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유도 모른채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저당잡혀가면서 먹거리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토피가 심해지고 초등학교 1~ 2학년 여자 아이들이 성조숙증으로 성장이 급격하게 빨리지는 이유 역시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기 위해 성장호르몬과 항생제의 무분별하게 사용한 먹거리 때문입니다.





저희 딸들은 먹거리에 있어서 만큼은 복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일을 계속하는 한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먹거리는 아니더라도 가장 믿을만한 것들만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버스푼은 제가 일을 하면서 만나본 상품들 중 시설이나 브랜드가 아닌 그걸 만드는 사람을 믿을 수 있는 상품들만 철저히 회원제로만 판매할 계획으로 만든 쇼핑몰입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실버스푼 대표이자 수민이 채민인 두딸아빠 김태진



,


주소: 광주 광역시 광산구 비아동 713-8번지 | 상호명: 실버스푼 | Tel. 010-9697-5420
사업자등록번호: 105-09-591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광산 제2011-176호 | 대표: 김태진
개인정보보호담당자: 정혜원
  실버스푼 페이스북 페이지
E-mail. one280@hanmail.net
계좌번호. 하나은행 841-910057-14107 김태진

Copyright ⓒ 2010 sliverspo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