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시골집에 좀 다녀왔습니다.


덜컹거리는 비포장 길을 따라 섬진강 계곡으로... 

20여분 올라가면 산꼭대기 평평히 자리잡은 분지위에

조그맣게 자리 잡은 동네가 있는데 그 동네가 바로 저희 시골집입니다. 


여전히..

검은색 무릎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으시고.. 한손엔 괭이자루 쥐으신채 

고추밭에서 풀을 메고 자갈과 흙을 퍼서 평평히 다듬으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마당한켠 꼬리를 흔들며 짖어대는 백구 두마리 태어난지 일주일이 

채되지 않은듯한 11마리의 새끼병아리들이 어미 닭을 쫒아 여기저기 

마당흙을 쓷고 다닙니다. 


석달전 어미를 잃은 두마리의 오리새끼를 어머니가 주사기로 

우유를 먹여가며 키운놈들인데 어느새 지 어미 만큼이나 커서 

저를 보더니 뒤뚱 뒤뚱 도망가더군요. 


아들넘이 온다는 소식에 털털거리는 트럭을 몰고 시골장에 

다녀오신 어머니 검정비닐봉투에 고기를 두어근 사오셨나봅니다. 

그 새 부엌에선 고추장 돼기고기 볶음냄새가 마당을 침범합니다. 


쌔까만 산흙과 그 흙 속 바위틈을 뚫고들어간 펌프의 수도꼭지에선 

시원한 지하수가 흘러나옵니다. 손잡이가 깨어진 바가지로 그 물을 한그릇 

벌컥벌컥 들여마시니 역시나 너무나 맑고 시원합니다. 


마루 평상을 어머니가 건네주신 마른수건으로 닦아내고 

평상위에 차려진 시골밥상 마당에서 따온 고추와 오이 그리고 상추 

장독대에서 퍼온 맛난 된장 그리고 그 된장속에 오랫동안 파묻혀있던 무 장아찌.....








저녁


지리산에 둘려 쌓인 산속 집의 가을밤은 다른 곳보다 일찍 찾아오는거 같습니다. 

어머니는 챙겨주신다며 빈 과일박스안에 참기름,된장,오이,가지,올해는 고추 농사가 잘됐다며 

건네주신 빨간 고추가루를 바리바리 쌓아주십니다. 


핸드폰도 잘 터지지 않는 시골집

지나가는 차 소리도 사람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단지 새 소리와 풀벌레소리 

가끔 백구의 짖어대는 소리 뿐인 그 집을 다시 떠납니다. 


차에 시동을 걸고 있는데...

제 아이도 내년이면 학교를 가는데 저의 손에 어머니는 서너번 접은 만원짜리 몇장을 쥐어주십니다.

올라가며 기름값하라며... 


아버지는 역시 말씀이 없으십니다. 잘 올라가라.! 이 한마디 뿐이십니다. 

덜컹 덜컹 차 백미러로 보이는 가로등 빛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 


거울에 비친 사물은 실제보다 가까이 있다고 백미러에 써져 있는 그 말처럼 

제 마음 속 시골집이 가까웠으면 조금만 더 가까웠으면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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