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을 싫어합니다.

생각 2015. 6. 21. 01:34

과일을 싫어합니다. 


고향이 지리산 산골이라 지천이 과일과 열매였습니다.  

좋은건 가져다 팔고, 짜투리나 흠과만 먹다보니 시고 떫고 쓰고 맵습니다. 

그 기억 때문에 과일은 거의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번주 고향가서 찍은 살구. (고향 떠나 온지 20년이 지났지만 구순에 할머니는 이것도 아깝다며 양동이에 담아 두셨네요. ;;)




반면 집사람은 서울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그런지 과일을 좋아합니다. 

제가 살던 지리산 산골을 더불어 전국 각지에서 온갖 좋은 

과일은 모두 서울로 올라가 달고 맛있는 과일만 먹었다고 합니다. 

과일을 박스채 사는데 저걸 누가 다 먹지? 

할 틈도 없이 다 먹어치웁니다. ;


우연한 기회에 

집사람이 망고를 소개해보자 했을때 제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하필 왜?" 였습니다. 

첫번째는 누가 과일을 사먹을까?

두번째는 생물인데 껍질을 다 까서 들여다 볼 수도 없고

세번째는 혹 배송 중에 깨지거나 터지면..


실버스푼을 시작하면서 신경성 위장병이 생겼습니다. 속이 쓰린거죠. 

택배를 보내고 혹시 가다가 깨지거나 터지거나 상하거나 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하다보니 늘 긴장하고 속이 쓰립니다. 






근데 이렇게 컨트롤이 불가능한 생물을.. 그것도 시시각각 예민하게 

맛이 변하는 망고를 판매했다가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그걸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처음 망고를 진행하는 한 3일 동안은 거의 잠을 못 잤던거 같습니다. 못 잤다기보단 

긴장이 되서 눈이 저절로 떠지고 다시 잠들지 못 합니다. 또 과일 시장은 새벽 4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다시 잠들수가 없습니다. 마치 군대 훈련소에 1주차 기분이었습니다.  


전쟁 같은 일주일을 현장에서 뜬 눈으로 지내고 보니 이쪽 프로세스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거 같습니다. 어떻게 시장이 돌아가고, 어떻게 과일이 움직이는지 

무엇보다 여기저기 과일은 많은데 정말 맛있는 정말 제대로 된 과일은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된게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제대로 된 정말 맛있는 과일을 소개해보면 어떨까? 다만, 

전제조건은 배송 중 파손되거나 맛이 기대에 못미친다거나 

생긴게 마음에 안들거나 

그 모든걸 100% 환불 및 재발송 한다라면.. 

그렇게라도 가능하다면.. 

혹 가능하지도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왜냐면 분명 좋은 과일이 있고, 그 과일은 아직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이런 전제조건이 없다면 과일은 온라인에서

판매가 불가능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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