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목욕을 하다가 욕실 문을 열어놨는지 나와서 바르르 떠네요. 입술까지 파래지면서.. 그날 밤 열이 38도에서 1시간도 채 안되서 41도까지 급상승.. 이마는 후끈후끈 하네요. 

그런데 아이는 보채지도 않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잘 놀기만 하네요. 아이를 차에 태우고 24시간 하는 아동병원에 데려갔더니 일단 열을 내려야 한다며 입원하자고 합니다. 태어나서 병원엔 처음가는데.. 입원부터 하라고 하니 부모 입장에서 기분이 싱숭생숭...

달리 방도가 없다고 하니 아이 손보다 더 커보이는 링게루를 꼿고 입원실로 올라갔습니다. 이제 4개월 된 둘째 아가가 있어  모유수유 때문에 1인실을 달라고 하니 1인실은 만석이네요. 어쩔수 없이 3인실로 갔는데.. 흠.. 생판 처음 보는 아픈 아이들과 한 공간에 있다는 건 정말 곤욕스럽더군요.

근데 아픈 아이들을 보니.. 그리고 그 부모들을 보니.. 아이가 왜 아플수 밖에 없었는지 대략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저희 옆 침상에 있는 아이는 이제 갓 돌을 지났는데 장이 안좋아서 몇번 입원했다고 하더군요. 계속 짜증내고 울면서 하루에도 몇번씩 설사를 하는데.. 그 엄마는 아이가 울 때마다 참깨스틱(과자), 마가렛, 초코파이를 쉴 새 없이 주더군요.. 정말 저희 집사람과 그 장면 보고 뜨악~ 했습니다. 

다른 침상의 아이는 이제 16개월인데 벌써 네번째 입원이라고 하더군요. 아주머니가 성격도 좋고, 붙임성도 좋고 말도 잘 합니다. 근데 밤만 되면 맥주를 마십니다. 힘드니까 그럴수도 있겠단 생각이들었는데 문제는 맥주와 함께 먹는 안주를 아이한테도 먹인다는 겁니다.  

그 안주는 주로 시중에서 파는 햄이나 미트볼 같은 종류였는데.. 이런쪽 일을 해서 그런지 아이가 그런걸 집어 먹는 모습이 끔찍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런걸 아이한테 먹여도 되나요?"
 
했더니..

"어때서요? 요새 엄마들은 애를 너무 깨끗하게 키우고 깔끔떠는거 같아요.ㅎㅎ 
 
아무거나 잘 먹여야 잘 크죠,"
 


사실, 대량 유통되는 시중에서 접하는 거의 모든 식품에는 인공첨가물이 들어갑니다. 인공첨가물이 들어갔다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식품 보관이나 인체에 필요한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다만 그걸 적당히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냅니다.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첨가물'이라는 책을 보면 식품첨가물은 마법의 약과 같아서... 큰 기술 없이도 저급의 자투리식품을 보기에 번듯한 식품으로 둔갑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 폐해가 더욱 크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저 엄마가 아이에게 먹이는 미트볼의 경우 소뼈를 깎아 모은 고기라고는 말할 수 없는 저급 잡육도 식품첨가물을 사용하여 상품성 있는 미트볼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우성 계란 생산이 끝난 폐계육을 저며서 섞으면 양이 늘어나는데, 이때 '인조육'이라 부르는 대두단백을 같이 쓰면 육질이 좋아진듯한 느낌을 줍니다. 여기에 맛과 향을 내기 위해 화학조미료와 향료를 쓰고, 씹을 때 매끄러움을 주기 위해 변성전분을 넣고, 공장의 기계작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증점제와 유화제를 넣습니다.  

또 먹음직스런 색깔을 내기 위해 색소를, 보존기간을 널리기 위해 보존제, 산도조정제, 산화방지제를 쓰고, 이런 작업을 거치면 미트볼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빙초산과 캐러맬색소를 섞은 모조 소스와 토마토 페이스트에 색소, 산미료, 증점제를 넣은 모조 케첩을 발라 진공팩에 넣고 가열살균하면 미트볼 완제품이 완성됩니다.  

대략 30여종의 첨가제가 사용되었고, 첨가물의 덩어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걸 자신의 아이 입에 넣고 있다는게...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이런 무지로 인해 쓰레기 같은 음식을 아이가 먹고 병원에 입원하지 않는게 더 신기했습니다. 




다행히 저희 아이는 열이 내려 2박3일 입원을 하고 나왔지만.. 저는 나름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아이들은 또 아파서 계속 입원 할 것 같았고, 그 험난한 병원 생활을 계속한다고 생각하니 아이들이나 부모들 모두 참 안돼보였습니다. 

새삼 느끼는거지만 아이나 어른이나 먹는거 정말 중요합니다. 아프고 병이 생기고 하는 거 사실 먹는거에 따라 많이 좌지우지 됩니다. 어차피 먹기위해 삽니다. 먹는거보다 건강보다 중요한거 사실 별로 없습니다. 이왕 먹는거 제대로 잘 알아보고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직접 겪으면서 느낀 먹거리에 대한 생각은 단순합니다. 

"싸고 맛있을 수는 있지만.. 싸고 맛있고 안전할 수는 절대 없습니다. 
그리고, 대량 유통은 대량 생산은 먹기 위해 만드는게 아니라 팔기 위해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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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irbody 2011.11.23 1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개월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무척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계속해서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돈까스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2. bonobn 2011.12.01 0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돌된 아들과 편식때문에 씨름하는 엄마입니다. ^^
    막상 게을러서 철저하게 좋은걸 챙겨먹이진 못해도
    글에 쓰신것과 같은 쓰레기같은 음식을 최대한 적게 먹이고 싶어하는데...
    그래서 이것저것 가려먹이다 보니
    아이가 편식이 심해졌나하는 고민을 요새 하고 있었거든요~
    시부모님도 말씀은 아니 하시지만
    유별나다는 눈초리를 보내시는것 같고...ㅎㅎ

    그런데 제 고집이 틀리지만은 않다는 걸 확인시켜주시는 것 같아
    참 위로가 되는 글입니다.

    돈까스 항상 맛있게 먹고 있고, 아들도 잘 먹어서 참 감사하고
    이번공구때 더 사두지 못한게 후회될만큼 돈까스가 거의 바닥을 보여서 슬프네요~ㅋ
    이런글을 쓰시는 분이 만드시는 돈까스를 아이에게 먹이니 더 믿음이 갑니다. 감사해요!

  3. 헌법10조 2012.01.24 0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역시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주고 있는 엄마...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엄마...
    중요한 일보다 급한 일을 먼저 하면서 살아가는 멍청한 엄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 괴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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