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11.10 농산물 유통의 문제점? (1)
  2. 2018.11.09 열 두 명이 모였다.





농산물유통의 문제점 하면 생산자가 쏟아부은 만큼의 

노력이 적정하게 보상받지 못했다는 낭패감이 깃들어 있다.


소비자는 2만원을 지불하고 수박 한 통을 구매했는데 

생산자는 만원 밖에 수취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생산자는 '아~ 내가 2만원 받을 수 있는건데...'할 것이고,

소비자는 '만원에 살 수 있는 수박을 2만원이나 주고 사다니...'하는 

단편적인 아쉬움을 토로할 수 있다.



중간중간에 몇 단계를 거치면서 만원이 사라졌다는... 

너무 많이 빼먹은거 아니냐는.....


틀릴 수도 있다는 전제를 깔고, 수박을 예로 들어 

중간유통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수박 산지수집상이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될까.....

어마어마한 수박생산량에 비해 산지수집상은 

몇 명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소위 큰손들이라는.....


이 사람들에 의해 농민은 수박농사를 시작하고 

이 사람들에 의해 수확한 수박의 유통이 시작되고




결과적으로 동네슈퍼 가판대에까지 층층이 쌓인다.

굳이 추정해보자면 수박밭, 산지수집상, 공판장, 중도매인, 

소매상, 소비자 순으로 연결될 것이다.


만약 산지수집상이 일시에 사라지게 된다면 어이없게도 

수박농사를 지을 농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가져갈 사람이 없는데.....


기약없이 홀로 농사지어 트럭 대절해 수박 싣고 공판장에 

나간다? 안하고 말지.....


가져갈 사람이 있으니까 넓적넓적한 땅에 자신의 근력을 

상회하는 농사를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하라는 품종으로, 넣으라는 비료로, 살포하라는 

농약으로... 제때 제때에 딱딱 맞춰주면 미끈한 규격품처럼 

수박이 쏟아져 나오고 목돈이 들어온다.


그런데 한 통당 계산해보니 돌아온 것이 너무 적다. 

우 쒸... 그래도 혼자는 너무 힘들어 못한다.


대충 이런 식이 아닐까 싶다. 아닐 수도 있고.....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겠다? 중간의 몇 단계를 과감히 

빼버리고 농민과 소비자의 최단거리 코스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그 자리에 누가 들어갈 수 있을까..... 대형마트 외에 

들어갈만한 존재가 있나... ??


산지수집상, 공판장, 중도매인... 이 세 단계를 과감히 빼버릴 수

있는 유력한 주자는 대형마트 뿐이다.


수박밭, 대형마트, 소비자 순으로 간단히 연결될 수 있다.


농민입장에서 역시나 가져갈 사람이 있으니까 넓적넓적한 

땅에 자신의 근력을 상회하는 농사를 골병들게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유통구조가 단순화되면 농민에게는 그 전보다 

더 많은 돈이 쥐어지고, 소비자 역시 그 전보다 더 싸게 사먹을 수 있다?


대형마트를 통한 유통구조의 단순화가 이뤄지면 그리 될 수 있나..... 


그들이 누군데.....


모르겠다. 그들간에도 가격경쟁이 치열하니 소비자는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간혹 주어질지도.....



그런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농민에게는 정글속의 지옥이겠지.

'농산물유통개혁'을 원한다는 말이 비단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의 개선만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 근력에 맞게 정성껏 농사를 짓고 그 생산물의 양이 초라하게 적어도 

남김없이 팔아낼 수 있는 시스템.....


과연, 현실세계에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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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2.02 03: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는 "올해 배추가 풍년이라 가격이 하락해서 농민들이 배추밭을 다 갈아엎었습니다." 류의 기사를 보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농부분들 만나고 잠시나마 농사를 짓고보니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수확해서 파는게 오히려 손해니... 정부가 나서서 전국의 모든 농산지에 올해 심은 작물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예상 수확량을 알려주면 어떨까? 라는 어설픈 생각도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 올해 고추가 잘되었다고 하면 내년에 모두 고추를 심고, 콩이 잘되었다고 하면 내년에 모두 콩을 심는 현상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단순하게 생각했었어요. 세상일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걸 시간이 흐를 수록 깨닫게 되네요. ^^;





열 두 명이 모였다.

무겁고, 진지하고, 심각하다. 

진행자 한 명이 주제를 던져놓으면

다들 나즈막한 목소리로 각자의 의견을 내놓는다.


나는 말하지 않는 대신

어쩌다 한 번씩 미간을 찌푸리는 것으로

심각한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음을 표했다.

시간이 흐를만큼 흘렀는데도


무거움은 좀처럼 해제되지 않았다.

음식은 언제쯤 깔리려나.


사실 나는 전혀 심각하지 않았다. 지루했다.

바로 맞은 편에 앉은 사람이

천천히 두리번거리며 말을 한다.


가수 윤복희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하마터면 피식... 웃음이 새어나올뻔 했다.

 

웃어서는 안되는 엄중한 상황이다.

딱히 웃기지도 않는데 왜 웃을뻔 했지?

이 엄중한 상황에...


그러나 '엄중'을 내세워

얇고 가벼운 웃음을 누르려 하자

웃음은 내 안에서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웃음을 짓이겨 없애버리겠다는 심정으로

고개를 숙여 이를 앙당 물었다.  

윤복희를 닮은 아저씨는 계속 말을 하고 있다. 


몸을 비틀어 자세를 바꿔보기도 하고,

허벅지를 꽉 누르기도, 꼬집기도...

갖은 동작으로 웃음에 압력을 가했지만

웃음은 어디서 터져나올지 모를


급박한 상황에 이르렀다.

급기야 머릿속에서 윤복희를 흉내내는

개그맨 김영철이 떠오르자

나는 입을 틀어막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오자마자 묘하게 내 안의 웃음은

흔적도 없이 소멸해버렸다.


이게 무슨 짓이냐..... 자책했다.

다짐하듯 헛기침을 몇 번 한 뒤

심각한 상황속으로 들어갔다.


진행자가 일어나 말을 하고 있다. 모두가 경청한다.

나는 자리를 비워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앉았다.


진행자가 말을 마치고 자리에 앉자,

윤복희를 닮은 아저씨가 나를 향해 고개를 주욱 내밀며


사근사근 속삭인다.


"혹시 속이 안좋으세요?"


나는 또 다시 입을 틀어막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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