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농협은 농민들에게 상당히 유익한 존재입니다.  

농민들을 위한 대출이나 보험 그 외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죠. 그동안 농협은 농촌에서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가 되어왔습니다. 농촌에서 매우 중요한 조직이긴 하지만 농협의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는 농산물 유통에 있어서는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농민들 스스로 고객을 만들 필요가 없도록 만들어 왔다는 것입니다. 

농산물의 크기와 모양 등 일정한 규격에 맞춰 생산을 한다면 농협에선 그것을 현금으로 교환해줍니다. 농민들은 농협에 예금 계좌를 가지고 있고, 매출의 입금이나 출금 그리고 비료나 농약 대금 같은 구매 역시 농협에서 모두 처리 해주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은 농협에 의존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농민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하는 최종 소비자들의 숫자나 그들의 생각, 평가 등을 전혀 의식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농민들에게 농협이라는 곳은 농산물을 가져다 주고 현금으로 교환하는 장소 그 이상의 의미는 사실 없습니다. 대량 유통이 가능한 농협은 도시 주민들의 식생활의 굉장히 중요한 인프라가 되어왔고, 식품 분야에서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스템을 설계하고 지원하고 있으며 바로 이런 농협 덕분에 농민들은 '먹기 위한 농산물'이 아닌 '팔기 위한 농산물'만 열심히 만들면 되는 구조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소비자는 싸고 좋아 보이는 농산물을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팔기 위한 농산물은 현금으로 교환을 목적으로 생산을 하기 때문에 대기업 계열사 중 한 곳에서 개발한 F1종류의 농약이나 비료를 듬뿍 사용하지 않으면 농협에서 원하는 모양이나 크기의.. 규격화 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고, 대량 생산 역시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오직 먹는 것이 아닌 현금으로 교환하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만약 우리 가족이 먹는 먹거리라고 한다면 절대 이렇게 생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엔 농약이나 비료를 최소화해 가족이나 친지들만 먹을 수 있는 유기농이나 친화경 농사를 따로 짓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미국의 경우 인근 농가와 계약을 맺어 먹거리를 받는 C.S.A 라는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고 있기도 하죠. 


 공동체가 지원하는 농업이란 뜻의 C.S.A 프로그램


농민들도 '팔기 위한 농사'와 '먹기 위한 농사'를 따로 짓고 있으며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가득 사용한 농산물은 그저 농협이나 공판장 팔기 위해 이쁘게 생산 할 뿐입니다. 

한 종묘 연구소 대표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재래 수박은 본래 크기도 크고 당도나 수분도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호박처럼 줄무늬가 없다고 합니다. 지금의 무등산 수박 정도? 하지만 수박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장거리 운송에는 적합하지 않아서.. 즉,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스템에 큰 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재래 수박은 모두 사라지고 현재의 줄무늬가 선명하고 껍질이 단단한 개량된 수박이 수박이라고 불리우게 되었으며... 이렇게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스템의 방향에 따라 농산물 역시 변화해 올 수 밖에 없었다고 하더군요.   

 




농산물 뿐만 아니라 사실 우리가 소비하는 대부분의 먹거리는 '팔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팔리지 않으면 만들 이유가 없죠. 하지만 문제는 팔기 위해 만들기 때문에 어떻게든 가격을 낮춰야 하고, 결과적으로 재료의 양은 많아지고 질은 떨어집니다. 대신 마케팅은 화려해지고, 포장은 현란해집니다.   

그러나 오히려 긍정적인 분위기도 있습니다. 팔기 위해 엄청나게 늘려놓은 생산량으로 인해 먹거리가 넘쳐나는 이런 상황에 도리어'먹기 위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과 그 걸 만들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긴다는 겁니다. 멀지 않은 시점에 이런 먹거리 유통의 형태가 주류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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